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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성급한 결정은 금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8 17:28

수정 2019.08.28 17:28

바이오 제약사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6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최종 결정은 아니다. 기심위에 이어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재심의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끝내 행정당국에 의해 상폐 결정이 내려지면 기업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같은 수단에도 불구하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것 자체가 기업으로선 큰 타격이다.


우리는 한국거래소에 신중한 판단을 당부한다. 무엇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결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 5월 FDA는 골관절염 유전제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에 대해 "임상 3상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임상중지 해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내라고 명령했다. 코오롱티슈진은 27일 "임상 재개를 위한 소명서를 FDA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FDA의 결정은 한달가량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신약 개발에 관한 한 FDA보다 권위 있는 기관을 찾기 힘들다. 거래소가 성급하게 결정을 내려선 안 될 이유다.

더 근본적인 이유도 있다. 신약 개발은 10년 넘게 조(兆) 단위 자본을 투입하는 위험천만한 프로젝트다. 당연히 덩치 큰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 시장을 지배했다. 여태껏 한국 제약사들은 감히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부터 우리도 서서히 신약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을 필두로 메이저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이 줄을 이었고, 코오롱티슈진처럼 직접 미국에 가서 임상 3상에 도전하는 제약사도 생겼다. 상장폐지는 이 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약의 특성상 안전을 최우선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더욱 FDA의 판단을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성공의 예감, 대박의 예감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제약업계에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인내심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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