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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규제'에 제조업 체감경기 추락…내수 10년5개월만에 최저

뉴시스

입력 2019.08.29 06:01

수정 2019.08.29 06:01

내수기업 BSI,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 "반도체, 통신 등 관련 부품업체 경쟁 심화" 중소기업, 7포인트 급락…수출·대기업도 하락 내달 전망은 소폭 개선… 중기는 '제자리'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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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제조업 체감경기가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 곤두박질쳤다.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까지 더해지며 국내외 수요 둔화 우려가 한층 커진 탓이다. 특히 중소·내수기업의 경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내수기업의 경기실사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BSI는 69로 전월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그중에서도 제조업 BSI는 68로 전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7월(6포인트) 이후 1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 하락한 것이다. 제조업 경기실사지수는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하고 있다.

BSI는 한은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 등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주로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수가 기준선(100) 이하이면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이 긍정적으로 답한 곳보다 더 많다는 얘기다. 이달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응답 3621곳) 대상으로 지난 13~21일까지 이뤄졌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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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경기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전자·영상·통신·장비업종이었다. 신차 판매 증가 등으로 자동차 업황 BSI가 8포인트 상승했으나 반도체 등 전자·영상·통신·장비 업황 BSI가 11포인트 떨어져 하락세를 주도했다. 발전기 등 전기장비도 8포인트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BSI가 전월보다 5포인트 하락했는데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 기여도가 3포인트 정도 됐다"며 "반도체와 통신 관련 부품업체들이 수요 둔화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등의 부정적 답변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전자·통신 등 관련 부품 업체들이 주로 포진해있는 중소, 내수기업의 경기가 고꾸라졌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BSI가 59로 전월보다 7포인트 빠졌다. 지수 기준으로 2016년 8월(59)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대기업(78)도 전월대비 1포인트 하락하긴 했으나 상대적으로 낙폭은 덜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내수기업(62)이 4포인트 떨어져 2009년 3월(56) 이후 10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수출기업 BSI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달 84에서 이달 80으로 4포인트 내려갔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비제조업 경기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지난달 72에서 이달 70으로 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 휴가철로 매출이 늘어난 숙박업의 경우 14포인트 뛴 반면 일본 규제 등 불확실한 경기 여건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도·소매업은 3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따른 심리 위축으로 부동산업도 10포인트 떨어졌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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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경영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21.5%)'이었다. 전월(23.7%)에 비해 비중이 소폭 축소됐다. 뒤를 이어 지목된 '불확실한 경제상황(19.6%)'의 경우 전월보다 비중이 1.4%포인트 높아졌다.

다음달에는 경기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의 9월 업황전망BSI는 72로 전월(71)보다 1포인트 올랐다. 대기업(2포인트), 수출기업(1포인트), 내수기업(1포인트) 등에서 모두 상승 전망됐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전월과 같은 64로 제자리걸음할 것으로 예측됐다. 비제조업 전망BSI도 72로 1포인트 올랐다.

한편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해 88.4를 기록했다.
이는 BSI와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지표로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파악하는 데에 활용된다. 계절 변동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도 0.6포인트 하락한 89.7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87.2) 이후 10년3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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