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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희의 취업 에세이] "일해보고 싶어서" 형식적 답변보다 구체적 이유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6 17:23

수정 2019.09.06 17:23

(98) 비전공 분야 지원
[장욱희의 취업 에세이] "일해보고 싶어서" 형식적 답변보다 구체적 이유를

최근 면접현장에 가면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에 지원하는 구직자를 종종 만난다. 이들에게 "왜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에 지원했는가"라고 물으면 "저는 전공 분야는 00이지만 00분야에 일을 하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등의 형식적인 답변이 대부분이다. 전공을 포기하고 전혀 다른 분야에 지원하게 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냐고 후속 질문을 던지지만 그런 건 따로 없었다고 한다.

추가적으로 "직업을 선택할 때는 가장 먼저 무엇을 고려하는가"라고 묻기도 한다. 이 질문의 의도는 구직자의 '직업 가치관'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왜 자신의 전공 분야를 포기하고 장기간 수험생활을 선택할까? 청년들이 공무원, 공사에 왜 지원하는가? 현실적으로 직업 안정성 때문이 아닐까?

차라리 솔직하게 답했던 구직자가 기억에 남았다. "솔직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전공 분야를 살려 취업을 해보려 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생각해서 00분야가 제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시험에서 계속 떨어졌고 이번이 3년 만에 처음으로 면접 관문까지 온 겁니다"라고 말했다. 떨리는 구직자의 음성은 아직도 생생하다.

자신의 전공 분야를 최대한 살려 취업까지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관련 전공 분야가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관련 분야 시장이 작아 일자리가 적을 수도 있다. 실제 일을 해보니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불일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전공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에 지원한다는 것이 노동시장에서 무조건 결격 사유는 아니다. 오히려 전혀 다른 분야를 왜 지원하려는지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면접관에게 말한다면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기존 산업이 무너지고 새로운 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일자리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전공한 분야 하나로 노동시장에서 평생 오랜 기간 머물기 어렵다. 융합의 시대다.
기업은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인재를 찾는다. 자신의 전공 분야가 비록 지원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일지라도 경험과 활동을 통해 흥미를 강하게 느꼈다면 용기 내어 도전해 보라.

취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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