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국GM 노조의 파업 결정에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번 파업이 GM 본사의 한국 철수론에 명분만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GM은 지난해 말 전 세계 직원 중 1만명 이상을 줄이고, 북미·해외 공장 7곳을 폐쇄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한 줄리언 블리셋 미국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파업이 계속돼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물량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 세계 자동차 업계는 '카마겟돈'(자동차와 종말을 뜻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 공포에 휩싸여 있다. 자율주행, 차량공유 확산 등으로 완성차 업계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줄여야 하는 생산절벽 위기에 내몰려 있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유럽 내 공장 6곳을 폐쇄하는 등 내년까지 인력 1만2000명을 감축하기로 했고, BMW는 올해 안에 4500명, 닛산과 폭스바겐은 오는 2023년까지 각각 1만2500명과 7000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파른 임금인상을 내세우며 전면파업에 나서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 의문이다.
한국GM 노조는 현재 회사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긴급수혈로 근근이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된다. 지난해 철수론이 불거졌을 때 정부는 산은을 통해 8000억원 긴급자금 투입을 결정했다. 산은이 한국GM에 지원한 자금은 국민의 혈세나 다름없는 공적자금이다. 한국GM 노조가 국민혈세 투입 1년여 만에 또 파업을 벌인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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