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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종의 부동산칼럼] 조망권 갖춘 최상층 선호도 높아질 듯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5 18:12

수정 2019.09.15 20:14

중국 아파트층수와 숫자마케팅
[김도종의 부동산칼럼] 조망권 갖춘 최상층 선호도 높아질 듯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분양가자율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이전에는 동일한 평형대일 경우 향이나 층에 상관없이 1~3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분양금액이 동일했다. 그러나, 분양가자율화가 시행된 이후 아파트들에 향과 조망, 일조권 등을 반영하여 차등화한 분양금액으로 책정됐다.

즉 중층을 평균으로 하여 높은 층은 높게, 낮은 층은 낮게 세대별 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이다.

필자가 10년전쯤 중국 요녕성 선양시에서 건설중인 아파트의 분양업무를 지원한 적이 있었다.

중국은 착공 후 일정한 분양요건을 갖추면 이후 일정한 물량씩 여러 번에 걸쳐 분양을 할 수 있고 그 때마다 시장상황에 따라 분양가격을 다르게 책정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 청약방식과 다르며 마치 우리나라에서 미분양 발생했을 때 선착순으로 계약하는 것과 유사하였다.
분양이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의 모델하우스 역할을 하는 홍보관에서 선착순으로 한명 한명씩 직접 동호수를 지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 동호수별 분양금액을 책정하려면 향별, 층별 선호도를 파악해 보았는데 중국의 경우 아파트에서 선호하는 층수가 우리나라와 약간 달랐다. 당시 1층을 가장 선호하고 다음으로 8층, 9층, 6층 등 좋아하는 숫자에 해당하는 층을 선호하였다. 숫자 4가 포함된 4층, 14층, 24층 등은 그 위아래층보다 선호도가 낮았고, 최상층의 경우도 선호도가 낮은 편이었다.

1층을 가정 선호한 이유는 아파트 앞 정원을 거의 전유하다시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선호도가 낮았던 1층 세대의 앞을 마치 정원이나 텃밭처럼 사용할 수 있게 특화하여 분양한 적이 있었으나, 전유에 대한 문제로 오래가지 못하였다.

반면, 최상층은 누수, 결로 등의 하자가 발생될 경우의 불편으로 인하여 선호도가 낮았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이러한 층수별 선호도를 분양 초기에 파악하여 이후 분양할 때마다 분양금액 책정시 반영하였었다.


향후 중국에서는 시공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조망이 좋은 최상층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다. 그렇지만, 역시 8888의 자동차 번호나 휴대폰 번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처럼 아파트에서 8층 보다 88층의 선호도가 더 높을 것이다.
이러한 숫자를 아파트 분양가격에 반영하는 중국의 숫자마케팅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한국주택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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