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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평양공동선언 1년…'평화 톱니바퀴' 다시 돌리는 文

뉴스1

입력 2019.09.18 15:13

수정 2019.09.18 15:13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9월20일 삼지연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30일 오후 경기 파주 캠프 보니파스 북쪽의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찾아 북한 쪽을 살펴보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6.30/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30일 오후 경기 파주 캠프 보니파스 북쪽의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찾아 북한 쪽을 살펴보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6.30/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한지 꼭 1년을 맞는다. 합의 후 한반도 평화의 길에는 '꽃길'만 펼쳐지는 듯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 평화의 톱니바퀴는 좀처럼 아귀가 맞지 않는 분위기다.


당시 합의서대로라면 김 위원장은 늦어도 지난해 연말엔 서울을 방문했어야 했다. 또 당시 분위기대로라면 문 대통령은 현 정부 대북정책 골자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 과정 중 적어도 종전선언은 마쳤어야 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현실화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다시 출발선에 선 모습이다. 2018년 9월의 한반도는 어느 때보다 '평화의 기운'으로 가득찼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9년 9월의 한반도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지지부진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18일 방북(訪北)해 같은 달 20일까지 북한에서 머무르며 김 위원장과 취임 후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9월19일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를 관통하는 주제는 역시 평화였다.

양 정상은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 소통을 진행하기로 했고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합의서 중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문구였다.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라는 말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해 12월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평양에서 합의한대로 연내 서울 방문이 실현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순조롭게 굴러가던 '평화의 톱니바퀴'가 삐거덕거린 때는 올해 2월 베트남에서 진행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다. 청와대는 비교적 차분하게 대처했다.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미협상이 결렬된 데에 "아쉽다"면서도 "서로 상대방의 처지에 대해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대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남북·북미관계는 '침체된 분위기'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했다. 급기야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새벽잠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올해 5월부터 9월 현재까지 총 10차례 발사체를 쏘아올렸다.

앞서 첫 남북정상회담이었던 지난해 4·27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셨겠다"며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고 했었다. 이후 한동안 북한의 도발은 없었던 터다.

그나마 8월 말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됨에 따라 북한의 도발 분위기가 수그러들었지만, 여전히 '평화로 가는 길'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9월 하순께 미국측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고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북미관계에 훈풍이 부는 듯했으나, 여전히 북미관계는 '밀당'(밀고 당기기)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3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평양 방문 가능성에 대해 "아직 북한을 방문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도 평양 방문 가능성을 완전히 닫진 않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나는 그(김 위원장) 역시 미국에 오는 것을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먼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있어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했다.

22일부터 3박5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문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이뤄질 한미정상회담에서 다시 평화의 톱니바퀴를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보인다. 방점은 북미대화 견인을 통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곧 북미 실무대화가 재개될 것이며 남북미 정상 간 변함없는 신뢰와 평화에 대한 의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엔총회가 함께 만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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