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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기후변화'에서 '기후위기'로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06 17:43

수정 2019.10.06 17:43

[차관칼럼]'기후변화'에서 '기후위기'로
"내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어른인 당신들이, 미래에 침을 뱉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격앙된 표현으로 말하는 소녀, 바로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 이 어린 소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스웨덴 국회 앞에서 학교에 가지 않고 1인 시위를 하는 등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 툰베리의 행동이 기폭제가 되어 전 세계 수십만명의 학생들이 학교 대신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도둑맞은 미래를 돌려놓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툰베리는 지난 8월 태양광 요트로 2주에 걸쳐 대서양을 건넜다. 툰베리가 태양광 요트로 대서양을 건넌 이유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툰베리뿐만 아니라 영국 언론 '가디언'에서는 기후변화는 중립적 표현이기 때문에 심각성과 위험성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기후위기'라는 용어를 우선하여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기후는 변화를 넘어서 진짜 위기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땅에서는 가뭄, 사막화, 토지 황폐화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인류의 건강, 식량체계,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의 수산업 종사자 또는 어촌계에선 이미 심각한 이슈로 전환된 지 오래인 고수온 현상이 그 빈도와 심각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전 지구 어획량이 감소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 정도가 2도에 다다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무려 약 3억명이 사는 삶의 터전이 바다에 잠길 것이라는 잔혹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후위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우선 지난 2015년, 선진국과 개도국 구분 없이 전 세계 정부는 모두 다 같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도 이하로 유지하되, 1.5도까지 억제하는 방향으로 설정하는 2015년 파리협정에 합의했다.

이와 같은 전 세계적 기후변화 대응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는 과학적 분석자료를 제공한다. 그 결과물로 작년 인천 송도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채택됐으며 올 8월에는 '기후변화와 토지', 9월에는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가 차례대로 채택되는 등 과학적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 채택된 2종의 특별보고서에서는 심각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설명하면서 그 대응방안으로 국경에 구애받지 않는 협력 대응을 이야기했다. 또한 식습관 변화, 식량낭비 줄이기와 같은 개인 차원의 방안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소개했다.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는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을 실행하고 있으며, 특히 파리협정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이런 움직임이 강화돼 매우 다양한 국가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힘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국제 협력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기후변화 대응활동 또한 필수적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기후변화로 인한 고통을 까마득한 미래 세대가 아닌 바로 지금의 내 자녀, 강산의 변화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직접 우리가 대면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누군가가 대신 해줄 일이 아닌 바로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라고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정부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확인하고 개인은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기후위기, 우리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려 있다.

김종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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