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분열 남기고… 조국 35일만에 퇴장[조국 전격 사퇴]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14 18:02

수정 2019.10.14 18:02

법무부 국감 하루 앞두고 사퇴
"檢개혁 불쏘시개 역할 여기까지"
대통령 지지율 하락 부담 느낀듯
文 "국민 갈등 야기해 매우 송구"
마지막 퇴근길/14일 전격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조 장관은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 속에 검찰개혁안을 내놓고 35일 만에 물러났다. 사진=박범준 기자
마지막 퇴근길/14일 전격 사의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조 장관은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 속에 검찰개혁안을 내놓고 35일 만에 물러났다. 사진=박범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했다. 자신은 물론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취임 35일 만에 물러났다.
그동안 조 장관 사퇴를 둘러싸고 이념·진영 간 세대결로 국론이 분열되는 등 국가 전체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려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검찰개혁 완성에 대한 의지는 거듭 피력했다. 조 장관의 사의는 본인 결심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이 어려움에도 묵묵히 견뎠다고 평하면서 조 장관이 검찰개혁의 큰 동력이 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자녀 특혜 의혹 및 부인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으로 인해 전방위 검찰 수사로 압박을 받던 조 장관이 법무부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검찰개혁의 고삐를 더욱 죄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반 전력질주해왔다"며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혀 사의를 표했다. 검찰개혁 추진이라는 양보 없는 지상과제를 수행하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세대결 양상이 극단으로 치닫는 데다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율마저 하락하는 등 여론의 부담을 절감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이날 오전 조 장관은 검찰 특별수사부 축소와 수사대상자 인권 강화,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권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국회를 통한 법 개정이 아닌 대통령령과 법무부 훈령 개정으로 가능한 작업을 발표하면서 검찰개혁에 본격 속도를 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사의 발표 이후 1시간가량 늦춰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됐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라며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이것으로 검찰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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