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中 ‘금리 동결’ 놓고 해석 분분..유동성 확대·축소 사이 딜레마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1 18:03

수정 2019.10.21 21:00

인하 예상 빗나가 ‘속도조절’ 분석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중국 인민은행의 금리 동결을 놓고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중국 당국의 입장과 달리 기존 시중에 뿌려진 부채의 부담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를 포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인민은행은 21일 10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가 전 달과 같은 수준인 4.20%를 유지했다고 공고했다. 5년 만기 LPR 역시 4.85%로 동결됐다.

LPR는 시중 은행이 최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최저 금리를 뜻한다. LPR은 중국내 기준금리의 역할을 새로 맡으며 지난 8월부터 도입됐다는 점에서 시장 전문가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달 LPR 동결에 대해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달 1년 만기 LPR가 0.10%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결국 중국 당국이 유동성 확대와 축소 사이에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회색코뿔소(예측 가능하나 간과하는 위기)'와 '블랙스완(예상치 못한 사건)'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중국 정부는 산업 구조조정과 막대한 가계부채 폭탄을 제거해 다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을 뜻하는 '회색코뿔소' 해소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미국과의 갈등과 내수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블랙스완' 리스크 제거를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자세다. 시중에서 이달 LPR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 점도 바로 이런 맥락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양대 통화정책 카드인 지준율과 금리 인하를 통해 꾸준히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인민은행은 올 들어 3차례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8월 처음 고시된 1년 만기 LPR도 4.25%로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인 4.35%보다 0.1%포인트 낮았다.
9월에도 4.20%로 0.05%포인트 더 낮아졌다. 이처럼 시장의 전망과 달리 금리를 동결한 조치는 중국내 부채 문제가 누적돼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 금리 인하 관련 속도조절에 들어갔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미 시중에 무리하게 유동성을 많이 공급한 상황이어서 금리인하에 대한 숨고르기를 통해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