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보험사 경영전략, 수익 중심에서 리스크 관리로 전환 필요" [제12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3 18:10

수정 2019.10.24 21:21

세션1. 불확실성 확대 속 보험시장의 현주소
패널토론
디터 크롤 이사 "저금리·저성장 장기화 악재"
노동현 대표 "미래기술 읽어 상품 개발해야"
김세중 연구위원 "새로 도입되는 회계기준 대비"
이무섭 전무 "4차 산업혁명, 기회로 삼아야"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 공동 주최로 2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12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이 열렸다. 세션1 '불확실성 확대 속 보험시장의 현주소'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오른쪽부터 좌장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디터 크롤 하노버리 아시아 총괄담당 이사, 노동현 SCOR 글로벌 라이프 북아시아 대표,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이무섭 코리안리재보험 전무이사.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 공동 주최로 2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12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이 열렸다. 세션1 '불확실성 확대 속 보험시장의 현주소'를 주제로 패널 토론을 벌이고 있다. 오른쪽부터 좌장 김헌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디터 크롤 하노버리 아시아 총괄담당 이사, 노동현 SCOR 글로벌 라이프 북아시아 대표,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이무섭 코리안리재보험 전무이사. 사진=박범준 기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으로 금융 전반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보험업계도 위기 극복을 위해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위기, 과거 사례와 다르다

23일 파이낸셜뉴스와 보험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제12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 참석한 디터 크롤 하노버리 아시아 총괄담당이사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보험산업의 위기'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최근 상당히 부정적인 사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과거의 위기 사례와는 다른 독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크롤 총괄담당이사는 "세계 각국에서 정치불안이 이어지면서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 각종 연합과 연맹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의 결속력은 오히려 느슨해지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경제위기가 발생했을 때 주요 국가들이 모여 금융정책이나 재정정책을 마련해 상황을 안정시켰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긴밀한 협력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정보기술(IT) 및 핀테크 기술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한국의 인구가 성장세이고, 잠재성장률이 높아 위기가 닥쳤을 때 회복이 빨랐고 종신보험, 변액보험 등으로 성장을 유지해 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시장 변화와 함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 제도적인 변화까지 대응하려다 보니 굉장히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기회로 삼아야

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패러다임 변화는 보험사에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현 SCOR 글로벌 라이프 북아시아 대표는 "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기술이 현실화되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지만 그것이 오기 전까지는 변화가 서서히 올 것으로 본다"면서 "그전에 보험사들이 서서히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다만 우리만의 모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무섭 코리안리재보험 전무이사는 "최근 내부적으로 제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4차 산업혁명으로 파생되는 신상품"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사들이 지금처럼 단기성과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전략을 세우고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보험사의 경영전략은 과거 성장성과 수익성에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우리의 문화는 회사 내에서 단기성과를 잘 내야지 인정받는 문화가 남아있는데 이 같은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직원 평가체계인 KPI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리스크 관리 중심의 환경에선 한 부서만 움직여선 적응할 수 없다. 다양한 부서가 협업하고 자산, 자본, 부채를 합심해서 관리해야 한다"면서 "다만 보험사 환경이 아직 부서 간 열린 소통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이에 대한 논의의 진전이 필요하고, 회사뿐만 아니라 금융당국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 대표는 "한국 보험업계에서 중위권 회사가 한 번이라도 선두권을 탈환한 적이 없었다"면서 "여러 업권의 금융사 및 기술 인력을 모아 구성원을 다양하게 만들어 의사결정 과정에서 새로운 질문을 해보고, 이를 시장 변화에 맞춰 속도감 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석근 팀장 임광복 차장 연지안 박지영 윤지영 최경식 최종근 기자 강현수 김대현 김서원 박광환 윤은별 이용안 전민경 인턴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