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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식' 금강산 개발 관광수입 노림수?

뉴스1

입력 2019.10.29 13:46

수정 2019.10.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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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며 한국과 미국을 동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북측이 최후의 수단으로 그리고 있는 '우리식' 건설과 관광 방안이 주목된다.

지난 2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금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북남관계의 상징, 축도처럼 되어 있고 북남관계가 발전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언급은 금강산 관광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식' 건설과 관광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대북 제재로 인해 수년 간 관광 사업을 통해 외화벌이를 해왔다. 개별 관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의 수가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중국 국가여유국 등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북한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120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50%가 증가했다. 북한이 독자적으로 금강산 관광을 추진하려는 이유 중 하나로 읽힌다.

북한이 경제특구 지정 현황이나 수시로 진행되는 김 위원장의 관광지구 현지지도 등을 볼 때, 북한은 지속되고 있는 대북 제재 국면에서 관광업 육성을 '외화 수입 창구'로 적극 활용할 방침을 꾸준히 보여왔다.

이우태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최근 현안분석 시리즈에서 "중국 관광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북한 내 관광 장소는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낙후된 금강산 시설에 대한 복구가 시급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외 관광객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번 금강산 현지지도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식'과 '민족'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며 시설에 대한 철거 및 건설을 지시했다"며 "이는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하는 모습을 통해 리더십을 강화하는 한편 자력갱생과 새로운 길의 한 방편의 제시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강산 관광에 있어 지리적 위치 등을 고려할 때 북한도 남측 관광객의 유입의 필요성을 분명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어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29일 현재 금강산 남측 시설 철거를 완전 수용하지는 않은 채 남북 당국의 만남을 제안한 상태다. 당국이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금강산 관광에 대한 포괄적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현재까지 북측은 우리 측 제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소강 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금강산 관광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2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입장에서 보면 우리(정부)의 근본적인 자세가 베팅을 하고 미국을 설득시킨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지 않으면 단순한 금강산 문제를 가지고 실무회담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우리도 승부를 걸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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