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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 협회장, 회장직 유지했지만 험로 예상…조직장악·대관 차질

뉴시스

입력 2019.10.30 16:08

수정 2019.10.30 16:08

권용원 협회장 "현재 진행중인 사안들을 마무리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선택" 협회 내부 신뢰도 제고, 대관업무 등 차질 예상…실추된 이미지 개선 필요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폭언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폭언 논란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9.10.30.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폭언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폭언 논란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19.10.30.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갑질·폭언 논란에도 회장직을 유지했지만 향후 협회 운영에 있어서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협회 내부에서 조직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증권·운용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의 본질적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30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숙고 끝에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서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용원 협회장은 "이사회 이사님들은 저희 협회가 현재 금투업계가 가야하는 방향으로 잘해왔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는 권고와 함께 다시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질타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회원사로부터 선출직 회장에게 부여된 임무와 권한의 무게가 너무 크고 경영공백 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많다"며 "현재 진행중인 사안들을 우선 마무리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을 여러분들이 주셨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권용원 협회장에 대한 회장직 유지를 결정했다. 이사회는 구성 멤버인 비상근부회장 2명, 회원이사 2명, 협회 자율규제위원장 등 6명과 공익이사 6명 등 총 12명의 구성원 대부분 권용원 회장직 유지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관계자는 "구차한 변명을 하지 않고 사과했으며 사적인 편익을 취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라며 "회원사의 공정한 프로세스에 따라 선출된 직책이기 때문에 그들(회원사)에 가중치를 반영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문제는 권용원 회장이 남은 임기동안 협회장 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금투협 내부 직원의 녹취로 촉발됐던 만큼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해당 녹취가 권용원 협회장의 업무시간 외 녹음됐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권용원 협회장이 내부직원 통솔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금투협 한 직원은 "협회장과 관련된 문제가 불거진 후 내부 분위기가 침체됐다"며 "녹취록이 직접 공개돼서 평소에도 (말을 할 때)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폭언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9.10.30.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폭언 논란'을 일으킨 권용원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9.10.30. misocamera@newsis.com

증권·운용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의 본질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기본적으로 협회는 이익집단으로, 증권·운용사 이익을 전달하는 창구다. 때문에 국회, 당국 등을 상대하는 대관 업무가 기본이다.

권용원 협회장에게 '갑질·폭언'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상황에서 과연 협회장이 공적인 자리에 나올 수 있냐는 지적이다. 임기가 1년가량 남았지만 사실상 협회장 직만 유지할 뿐 협회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마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장에게 갑질, 폭언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상황에서 대관 업무가 제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어떤 국회의원이 갑질 논란이 생긴 사람을 만나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 공직자를 만나더라도 다시 '갑질논란'에 대한 질문이나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같은 업계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는 상관이 없겠지만 공직자 등이 참석하는 자리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추된 업권의 이미지를 회복시키는 것도 문제다. 앞서 대규모 원금 손실을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사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사태 등으로 업권의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협회장의 갑질·폭언으로 금융투자업계의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갑질 논란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업계 전체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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