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체호프 속 두 남녀의 20년 후, 연극 '그 후' 8일 개막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7 10:06

수정 2019.11.07 10:53

'아일랜드의 체호프' 브라이언 프리엘 작품
8일 ~11일까지 나온씨어터  
연극 '그 후' 이미지 /사진=fnDB
연극 '그 후' 이미지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아일랜드의 체호프’로 통하는 극작가 브라이언 프리엘(1929-2015)의 ‘그 후’가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종로구 혜화로9길 ‘나온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그 후’는 안톤 체호프의 ‘바냐 삼촌’ 소냐와 ‘세 자매’ 안드레이를 주인공으로 프리엘이 새로 창작한 작품이다. 프리엘은 정치·사회·경제적 변화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가로, 대표작으로 ‘필라델피아, 내가 왔노라!’(1964), ‘귀족들’(1979), ‘몰리 스위니’(1995) 등이 있다.

2002년 생애 후반기에 발표한 ‘그 후’는 그해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초연됐고 이후 런던, 에든버러, 모스크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공연돼 호평받았다. 국내에서는 극단 제비꽃이 지난 2018년 첫 선을 보였고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 공식 참가작으로 선정돼 인기리에 공연됐다.

삶의 고통 속에서도 쉼 없이 일하던 ‘바냐 삼촌’의 소냐, 누나들의 희망을 저버리고 도박으로 집을 저당 잡힌 ‘세 자매’의 안드레이. 두 사람은 작품 속 그들의 삶이 끝난 시점에서 이십 여년 후, 러시아 모스크바의 어느 허름한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다.
안드레이는 오케스트라 바이올린 연주자로 그럴듯한 삶을 살고 있고, 소냐는 여전히 또순이와 같다. 중년의 두 독신 남녀는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 재회하고, 이야기를 나눌수록 서로의 거짓 너머 삶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연출가 이은기는 “소냐와 안드레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중 누구일 수 있다”며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고 두렵지 않은 세상을 꿈꿔본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최창근 드라마터그는 “환상에 취해 현실을 외면하기보다 자신이 건너가야 할 불행의 다리를 당당하게 건너가는 지혜가 필요한게 아닐까 하여, ‘누군가를 아무 희망 없이 사랑하는 사람만이 그 사람을 제대로 안다’는 독일 미학자 발터 베냐민의 말을 빌려서 애써 주문을 외우오니, 세상의 모든 외롭고 낮고 가난한 이들이여, 살아가라, 희망 없이, 불행하게”라고 전했다.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두 중견배우가 두 남녀를 연기한다. ‘엄마가 절대 하지 말랬어’ ‘미국아버지’ ‘꽃잎’ ‘갈매기’ 등의 이정미가 소냐, ‘미국아버지’ ‘7번국도’ ‘그게 아닌데’ ‘댓글부대’ 등의 윤상화가 안드레이를 연기한다.
음악극 ‘이중섭-마지막 편지’ 등에 참여한 닐루가 라이브로 바이올린 연주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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