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자 적게 받더라도 안전하게… 1%대 예·적금에 돈 몰린다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0 17:45

수정 2019.11.10 17:45

5대은행 저축성 예금 잔액
연초이후 64조원가량 늘어
저금리 장기화에도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연 1%대 저금리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과 적금에 자금이 모이고 있다. 대규모 손실이 난 파생결합펀드(DLS·DLF)사태 등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보다 예금에 치중하는 움직임도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의 잔액은 올 초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적금 잔액은 올 초 642조7746억원에서 지난달 706조7868억원으로 64조원 가량 늘었다.

저축성 예금보다 금리가 낮은 대신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 예금 잔액도 올초보다 눈에띄게 늘었다. 지난달 요구불 예금 잔액은 465조2532억원으로 올초(444조5797억원)보다 20조원 가량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증가세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는 등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은행의 저축성 예금상품 이자율은 모두 1%대에 머물러 있어서다. 그나마 시중은행 상품보다 이자율이 높은 저축은행 상품의 금리마저 2% 초중반에 그쳐, 예전만큼 짭짤한 이자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금이 시중은행의 저축성 예금과 요구불 예금 등에 몰리는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대규모 원금손실을 낸 파생결합펀드(DLS·DLF)사태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문제가 됐던 독일·영국·미국의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판매한 DLF에 이어, 최근에는 홍콩 시위 장기화로 홍콩H지수를 기초로한 상품에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KEB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는 상품 판매 비중을 점차 줄이거나, 판매를 중단했다.

내년부터 신(新)예대율(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 규제가 시행되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신 예대율 규제가 시행되면 가중치가 높아지는 가계대출은 줄이는 대신 더 많은 예금이 필요하다. 은행으로서는 예금액을 많이 확보할수록 예대율을 100%로 맞추는게 쉽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내년 규제를 앞두고 올 연말까지 예대율을 100%이내로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올 3·4분기 실적발표 당시 "9월 말 기준 예대율은 95.7%로 내년 규제 비율(100%)에 근접한 만큼, 올 연말까지 목표 수준(99.5%)을 달성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익안전성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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