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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초통령' 브롤스타즈가 바꾼 풍경…엄빠 손잡고 '게임 삼매경'

뉴스1

입력 2019.11.17 07:01

수정 2019.11.17 07:01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박람회 '지스타 2019' 슈퍼셀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브롤스타즈'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 뉴스1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박람회 '지스타 2019' 슈퍼셀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브롤스타즈'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 뉴스1


16일 부산 벡스토에서 열린 '지스타 2019' 전시장 슈퍼셀 부스에서 부모들이 자녀들과 '브롤스타즈'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16일 부산 벡스토에서 열린 '지스타 2019' 전시장 슈퍼셀 부스에서 부모들이 자녀들과 '브롤스타즈'를 체험하고 있다.© 뉴스1


'지스타 2019' 슈퍼셀 부스© 뉴스1
'지스타 2019' 슈퍼셀 부스© 뉴스1


펄이비스 '도깨비'© 뉴스1
펄이비스 '도깨비'© 뉴스1

(부산=뉴스1) 남도영 기자 = "아이들이 브롤스타즈 보고 싶다고 해서 지스타에 처음 와봤어요."

아버지 최용진(37)씨 손을 잡고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박람회 '지스타 2019' 행사장을 찾은 8살 은채와 4살 은서는 기대에 찬 눈으로 브롤스타즈 캐릭터가 그려진 포스터를 바라보며 전시장으로 향했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직후 열리는 지스타는 시험 부담에서 벗어난 수험생들과 게임을 좋아하는 중·고등학생들로 북적이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들을 지스타로 향하게 한 게임은 이번 행사의 메인스폰서 '슈퍼셀'의 모바일 대전 슈팅게임 '브롤스타즈'다. 올해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불참 선언이 이어지며 공백이 우려됐던 지스타를 브롤스타즈가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메운 셈이다. 덕분에 올해 지스타는 지난 14일 개막 이후 이틀 만에 9만2000여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전년 이상의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브롤스타즈는 알록달록한 색감의 귀여운 캐릭터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게임성으로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슈퍼셀에서 나눠주는 브롤스타즈 기념품을 모으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다니던 초등학생들은 "(브롤스타즈는)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는 재미가 있다"며 연신 "너무 재밌다"를 외쳤다. 함께 온 부모들도 '돈 주고도 못 사는' 기념품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섰다.

이날 슈퍼셀 부스에 자녀와 함께 게임을 즐기던 관람객은 "아이들이 빠져있는 게임이 궁금해서 같이 왔다"며 "정해진 시간을 두고 게임을 하는 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브롤스타즈를 개발한 핀란드의 슈퍼셀은 2010년 '헤이데이'를 시작으로 '붐비치',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브롤스타즈' 등 내놓는 게임마다 족족 히트시키며 글로벌 제작사로 떠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중국 텐센트가 약 9조9000억원에 지분 84.7%를 사들여 인수했다.

슈퍼셀의 게임들은 첫인상은 귀엽고 단순해 보이지만 파고들수록 깊이가 있는 게임성으로 연령을 초월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프랭크 카이엔부르크 브롤스타즈 게임팀 리드는 "18개월이란 이례적으로 긴 베타 테스트 과정을 거친 끝에 게임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밝히며 브롤스타즈가 겉보기와 다르게 공들여 만든 게임이란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지스타 풍경을 바꿔 놓은 저력도 여기에 있다. 아이들은 귀여운 캐릭터 뒤에 숨겨진 높은 게임성에 빠져 들고 부모들이 보기에도 선정적인 캐릭터나 과한 폭력성이 보이지 않는 게임의 등장이 자녀들의 손을 잡고 행사를 찾게 만든 것이다.

이런 모습은 최근 구매력이 높은 30~40대 이용자를 노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성인층을 주력 대상으로 하다 보니 선정성이나 폭력성, 도박성 요소가 가미되는 경우가 많아 부모들 눈엔 '게임은 해롭다'는 인식이 꼬리표 처럼 따라 다닌다.

게임사들도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저연령층 게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그나마 이번 게임쇼에서 펄어비스가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가족들과 함께 모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신작 '도깨비'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사람들의 꿈에서 힘을 얻고 성장하는 도깨비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는 스토리의 게임 도깨비는 펄어비스의 색다른 시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게임업계는 과금 유도가 쉬운 MMORPG만 돈을 벌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어릴적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을 즐기며 자란 세대가 현재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대형 게임사들을 배출한 주역인 만큼 자녀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창의적인 게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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