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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국제유가 하락 전망에 힘받는 항공·화학株

뉴시스

입력 2019.11.20 06:51

수정 2019.11.20 06:51

항공주, 저유가 시대 유류할증료 낮아지고 여행수요 커져 수혜주로 분류 화학주, 국제 유가 하락은 나프타 가격 낮춰 기업 이윤 늘어나 '함박웃음' 주요 항공·화학株, 밸류에이션 대비 낮은 가격대를 형성中…매수 타이밍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과 유전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서 종업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0% 넘게 급등했다. 2019.09.1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과 유전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며 국제유가가 급등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주유소에서 종업원이 주유를 하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10% 넘게 급등했다. 2019.09.1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비(非)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 산유량 증가로 내년도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다수 제기됨에 따라 항공주와 화학주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저유가 시대가 도래할 경우 유류할증료가 낮아져 여행객이 늘어날 수 있고 항공사 매출과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주도 기업 이익 상승에 따른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석유화학업체들도 국제유가 하락이 반갑다. 나프타 구매 가격이 낮아지면 제품 생산 가격 대비 판매 가격이 높아져 기업 이윤이 더 늘어날 수 있어서다.

최근 국내 증권가에서는 2017년 이후 업황 악화로 고전했던 석유화학업체가 내년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화학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2% 내린 57.05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9달러(1.72%) 내린 62.21 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올해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 제재 재개에 따른 이란 원유수출량 감소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다.

하반기 들어서며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교역 감소의 여파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협상 이슈에 따라 방향성 없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도 국제유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브라질과 캐나다, 노르웨이 등의 산유량이 증가해 국제 유가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원유 수출이 수입을 넘어섰다고 언급했으며 내년에는 미국이 하루 평균 75만배럴의 원유 순수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외에도 브라질과 캐나다, 노르웨이 등의 산유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OPEC 정례회담에서 추가 감산 결정 가능성도 낮아 내년 유가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주의 경우 12월 여행 성수기를 맞아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상승, 일본 불매운동 등으로 실적이 크게 떨어졌으며 주가도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밸류에이션 대비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항공의 주가는 최근 2만6000원대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데 올해 초 3만6000원 수준에서 거래됐던 것과 비교할 때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매각이라는 이슈로 인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이지만 아직도 5680원에 불과하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마무리하고 국제 유가 하락이 본격화되면 주가 상승 여력은 높다는 평가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2만4000원, 1만5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이 유류할증료 할인으로 이어질 경우 여행객 증가에 따른 수혜로 주가 반등도 기대된다. 다만 진에어는 국토부 제재가 선행돼야 한다.

화학주도 유가 상승에 다른 수혜주로 분류된다.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와 올해초까지 호황기를 누렸지만 국제 유가 상승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다.

최근에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중국 수요가 둔화된 부분은 고민이지만 국제 유가 하락이 원료 구입비 지출을 줄여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증권가에서는 2020년에도 주요 화학제품의 가격 약세는 불가피할 수 있지만 폴더블폰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투명 PI 필름에 대한 수요 증가, 전기차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2차전지 소재에 사용되는 동박 판매량 확대가 기대된다고 점쳤다.

여기에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나프타 가격이 낮아지면 화학 업체들의 이익 폭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주가 반등도 본격화될 수 있다.

화학업체 종목들이 기업의 밸류에이션 대비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무릎에서 매수해 어깨에서 매도해야 한다는 속설처럼 현 시점이 화학주에 대한 매수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LG화학은 10월 초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주가가 30만원 초반대로 하락한 이후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22만원대, 한화케미칼은 1만8000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0년 국제 유가는 하방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며 "IEA에 따르면 미국 외에도 브라질과 캐나다, 노르웨이 등의 산유량이 증가할 수 있고 다음달 석유수출기구(OPEC) 정례회담에서 추가 감산 결정 가능성도 낮아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유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 기대와 올해보다 내년 원유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제 유가의 급락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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