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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연정 구성 또 실패, 3차 총선 코앞에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1 16:23

수정 2019.11.21 16:23

이스라엘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비그도르 리에베르만 대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부터).로이터뉴스1
이스라엘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와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비그도르 리에베르만 대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부터).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연정 구성때문에 총선만 2번 치른 이스라엘이 또다시 연정에 실패하면서 3번째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현지 의회는 앞으로 21일 안에 총리를 뽑지 못하면 다시 총선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도 좌파 성향의 청백당을 이끄는 베니 간츠 대표는 20일(현지시간)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 정부 구성권을 반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8일 동안 품위와 도덕성, 가치를 지닌 이스라엘 정부를 만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고 말했다. 간츠 대표는 "우파 진영은 병원 복도에 환자들이 누워있는 상황에서도 단 한사람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민주적인 해법을 얻기 위해"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성향의 집권 리쿠드당은 지난 4월 9일 총선에서 의회 전체 120석 가운데 35석을 얻었으며 극우 유대교 정당들과 연합할 경우 65석을 확보, 쉽게 과반(61석)을 차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연정 협상은 우파 내 갈등으로 실패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5월 말에 의회를 해산했다. 2차 총선은 9월 17일 열렸으며 리쿠드당은 32석을 차지했다.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정당은 중도 좌파인 청백당(33석)이었다. 현재 의회에는 리쿠드당을 중심으로 하는 우파 연합과 중도 좌파 진영이 각자 세력을 끌어 모은다 해도 각각 55석과 54석 확보에 그쳐 두 세력 간의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정 구성에 몰두하던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1일 정부 구성권을 반납했고 구성권을 이어받은 간츠 대표 또한 연정에 실패했다. 이제 의회는 21일 안에 과반의 지지를 받는 정부 구성권자를 선임해야 하며 이에 실패할 경우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가장 큰 갈등은 총리 자리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좌우 대표가 총리직을 번갈아 맡을 수 있지만 자신이 먼저 총리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간츠 대표는 비리 혐의로 수사를 앞둔 네타냐후 총리 밑에서 일할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아울러 우파쪽에서는 의회 내 아랍계 정당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연정협상에서 막판에 네타냐후 총리를 배신해 2차 총선을 유발한 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이날 좌우를 동시에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우파 정당인 '이스라엘 베이테누당(8석)'은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와 협력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리에베르만 전 장관은 "간츠 대표는 통합 정부를 바라는 대통령의 계획을 수용할 준비가 안 됐고 네타냐후 총리는 세상을 다 바꾸려는 극우 계열과 결별할 준비가 안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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