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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천에 김학의까지 '뒷북수사' 무죄…책임질 검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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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천에 김학의까지 '뒷북수사' 무죄…책임질 검찰 없다
뇌물 및 성접대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와 귀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정계선)는 수억원의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1심 선고에서 김 전 차관이 성접대를 받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고 봐 무죄를 선고하거나,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2019.11.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별장 성접대' 의혹을 받던 건설업자 윤중천(58)씨에 이어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도 상당수 혐의에 대해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처벌을 피하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 수사가 당시 제대로 이뤄졌다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에서 제대로 된 법적 판단을 받았을 것이라며 검찰이 과거 자신들의 수사에 대해 반성적 성찰을 해야한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2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무죄 또는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김씨에게 적용된 8가지 공소사실 중 5개가 무죄, 3개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봤다.

국민적 관심사가 집중됐던 윤씨로부터 2006년 9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성접대 및 현금과 고가의 그림·코트 등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뇌물액수가 1억원 미만이라 공소시효가 10년이 적용돼 면소 판결을 받았다.

뇌물수수죄는 뇌물액수에 따라 공소시효가 달라진다. 뇌물수수액이 1억원 이상의 경우 공소시효는 15년이 적용되지만, 1억원 미만인 경우 10년, 5000만원 미만인 경우 7년이다.

또 사업가 최모씨로부터 2000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총 4700여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면소 판결을 받았다. 또 저축은행 회장이던 김모씨로부터 처이모 계좌로 9500만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을 피한 건 윤씨도 마찬가지였다. 윤씨는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손동환)으로부터 징역 5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원주별장 관련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검찰은 2013년 윤씨를 수사했는데 성접대 문제에 관해 전부 판단하지 않고 고소된 성폭력 범죄만 판단해 대부분 불기소했다"며 "5년(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이 지난 현재에 이르러 성접대를 뇌물로 구성하고 김 전 차관을 뇌물죄로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씨의 뇌물 공여는 공소시효가 지나버렸다. 이제 검찰은 성접대 부분은 윤씨가 강간행위를 한 것이고, 그로 인해 피해여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었다고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했다"며 "2013년 검찰이 적절히 공소권을 행사했다면 그 무렵 윤씨는 적정한 혐의로 법정에 섰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 전 차관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별도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논란이 제기된 지 6년여가 지났지만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끊임없이 제기된 사건에서 검찰이 뒤늦게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에서 상당수의 혐의가 공소시효 만료로 판단함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과거 두 번의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적어도 법원의 제대로 된 판단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과거 두 차례의 검찰 수사가 문제가 많았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만약 판결이 이대로 확정된다면 검찰에서도 과거 수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성의 목소리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도 "단순히 시효 만료로 문제의 행위를 한 사람은 풀려나고 당시 수사 검사들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검찰은 자신들의 수사관행 문제점을 심각하게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