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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맡겨도 이자 붙는다..불확실성 시대의 '소확행'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4 16:21

수정 2019.11.24 16:21

주차하듯 예치하는 '파킹 통장' 아시나요
아무때나 입출금 가능하고 금리 최대 3% '쏠쏠'
시중·인터넷은행 상품 쏟아져… 조건별로 금리 확인을
하루만 맡겨도 이자 붙는다..불확실성 시대의 '소확행'
#. 입사 3년차인 직장인 박모(30)씨는 원금이 보장되는 금융상품을 찾아보던 중 은행에서 파킹(parking·주차) 통장에 가입했다.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과 비교해 금리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돈이 묶이는 정기예금과 달리 비슷한 금리에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이 주목받고 있다. 파킹 통장은 잠시 주차를 하듯 짧은 기간만 돈을 예치해도 높은 금리를 주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이다.
연간 금리를 기준으로 예치한 기간을 산정해 이자를 지급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수시입출식 및 정기예금 잔액은 136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1~10월 증가액이 80조원에 이를 정도로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갈등,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불완전판매 논란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 상품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짧은기간 자금을 맡길 땐 파킹통장이 유리하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입출금 제약 없이 1%대 중반에서 최대 3%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파킹통장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판매하는 여타 단기금융상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는 원금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CMA(종합자산관리계좌)의 경우 종금사를 제외한 일반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 대표적인 단기금융상품인 자산운용사의 MMF(머니마켓펀드)도 안전한 상품군에 속하지만 마찬가지로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상품 출시가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도 파킹통장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의 '주거래 S20 통장'은 200만원까지 최대 연 1.5%의 금리를 준다. 만 18~30세 이하 청년만 가입이 가능하며, 자동화기기 등 각종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KB국민은행도 만 18~35세 청년을 대상으로 'KB 스타트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최대 1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1.0%의 금리를 준다. KEB하나은행은 만 35세 이하 직장인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까지 연 1.4%의 금리를 제공하는 '급여하나 통장'을 운영하고 있다. 통장에 급여를 입금하면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 NH농협은행의 'NH1934우대통장'은 만 19~34세의 청년을 대상으로 높은 우대금리를 준다. 100만원까지는 최대 연 3.0%의 금리를 제공해 정기예금 이자를 크게 웃돈다.

연령제한 없이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을 예치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우리은행의 '우리삼성CMA 보탬통장'은 신규 가입 시 500만원 이상을 예치해야 하며, 최대 연 0.9%의 금리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이 판매하는 'SC제일마이줌통장'은 고객이 직접 설정, 변경할 수 있는 설정금액에 따라 차등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이다. 설정금액은 최소 100만원 이상으로 100만원 단위로 설정해야 하며, 최대 설정 가능금액은 10억원이다. 일별 잔액이 설정금액 이상인 경우 연 1.0%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설정금액 초과금액에 대해서도 연 0.5%의 금리를 준다.

지방은행 중에선 광주은행이 '머니파킹통장'을 내놨다. 만 17~30세 가입할 수 있으며, 최대 연 1.61%의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도 파킹통장 상품이 있다.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는 최대 1000만원까지 보관금액을 설정할 수 있고 최대 연 1.0%의 금리를 준다. 케이뱅크의 '듀얼 K 입출금통장'은 통장 잔액에서 남길 금액을 설정하고 1개월 유지하면 최대 연 1.10%의 금리를 제공한다. 남길 금액은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다.
다만 파킹통장에 가입할 때 주의할 점도 있다. 각종 조건에 따라 적용금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납입금액, 유지 잔고, 급여이체 등 각종 조건에 따라 우대금리 적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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