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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스마트 헬스케어 시대에 사는 중국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7 17:24

수정 2019.11.27 17:24

[fn논단]스마트 헬스케어 시대에 사는 중국
중국에선 이미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통해 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의사와 소통 방법은 영상통화, 사진, 문자 등 다양하다. 대기시간도 필요 없다. 24시간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의사에게 질문하면 전담 의료진으로부터 답이 온다. 초보적인 질문은 인공지능 상담사가 대답해주고,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면 적합한 전문의를 인공지능이 연결해준다. 참고로 대표적인 원격진료 플랫폼인 핑안굿닥터에는 800명이 넘는 전담 의료진이 교대로 24시간 대기한다.
전자상거래 앱을 통해 처방전을 업로드하면 약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약을 주문할 수 있고 2일 이내 집으로 배송된다.

이처럼 의료와 약 유통이 스마트폰 앱으로 가능해지는 것은 기술의 난이도가 높은 것이 절대 아니다. 선진국의 경우 기존 헬스케어 시스템 전반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역할분담, 새로운 법규의 완비, 기존세력과의 이해상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스마트한 헬스케어 시스템에 대한 시도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상황은 다르다. 기존 의료 시스템은 빠른 소득수준 향상에 맞춰 변화하지 못했고, 소비자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는 형편없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을 때 누릴 수 있는 혁신의 가치는 선진국보다 훨씬 큰 상황이었고, 의료서비스 수준을 빠르게 향상시킬 유일한 방법이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혁신이었던 것이다.

중국 정부는 약 3년 전부터 광범위한 헬스케어 산업이란 대건강(大健康) 개념을 정책 키워드로 내세웠다. 인터넷과 스마트기기, 빅데이터 분석 등 새로운 혁신적 시도를 통해 기존 헬스케어 산업 전반에 걸친 비효율과 문제점을 도약적으로 빠르게 해결하라는 주문이었고, 모바일 플랫폼 창업가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던 것이다. 중국에선 기존 헬스케어 생태계를 상대로 마음껏 교란적 혁신을 해도 된다는 청신호로 인식된 것이다.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으로 뛰어들었고, 이 분야에 대한 투자 또한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현재 시점에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인 핑안굿닥터는 중국의 대형 보험사인 핑안보험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으로 이미 사용자가 3억명을 돌파했고, 시가총액도 한화 8조5000억원을 넘어선다. 알리바바의 계열사인 알리건강은 약 유통을 전자상거래로 빨아들였다. 2000여명의 약사가 알리건강에서 약 처방을 해주고, 1억20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앱을 통해 약을 구매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약국이 된 알리건강은 2018년엔 중국 최대 약국체인에 1억20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해서 계열사로 편입시키기도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하겠다는 마윈 회장의 신유통전략을 약 유통 분야로 확장시킨 것이다.

한국에선 최근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정작 구체적인 활용과 실행으로 아직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의 변화에서 배울 것은 배우고 찾을 기회는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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