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자동차 발명 이후 최대 사태 맞은 獨 완성차 업계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2 15:19

수정 2019.12.02 15:19

Nicholas Speeks, President and CEO of Mercedes-Benz USA, introduces the all-new Mercedes-AMG GLS-63 at the AutoMobility LA auto show at the Los Angeles Convention Center in Los Angeles Wednesday, Nov. 20, 2019. (AP Photo/Damian Dovarganes) /뉴시스/AP /사진=
Nicholas Speeks, President and CEO of Mercedes-Benz USA, introduces the all-new Mercedes-AMG GLS-63 at the AutoMobility LA auto show at the Los Angeles Convention Center in Los Angeles Wednesday, Nov. 20, 2019. (AP Photo/Damian Dovarganes) /뉴시스/AP /사진=

독일 자동차 업계가 중대 기로에 서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본격 생산에 대비해 재원 확보를 위해 감원을 단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인력 감축 등 진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 다임러와 폭스바겐 계열 아우디 등 독일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다며 2만명이 넘는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올해에만 5만명이 감원 또는 일자리가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뒤스부르크-에센 대학교는 앞으로 10년동안 자동차 관련 일자리 25만개, 독일 자동차 로비단체 VDA는 부품이 적게 필요하고 덜 노동집약적인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가까운 시일내 7만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 헤르베르트 디스는 “자동차 업계가 지각 변동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 업계의 컨설팅을 32년 넘게 해온 베인앤컴퍼니의 랄프 클람바흐는 현재 같은 상태로는 아무 업체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인해 독일 경제 기적의 원동력이었던 자동차 업계가 1885년 “칼 벤츠가 발명한 이후 최대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리스크에 따른 세계 경제 둔화와 여기에 관세를 피하기 위해 북미와 중국 현지 생산이 늘면서 독일의 수출용 차량은 취약한 유럽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또 인구 고령화로 신차 판매 전망이 안좋은데다가 우버와 구글의 웨이모 같은 기업들은 미래의 수송 수단이 될 자율주행차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따라서 독일 자동차 산업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지만 내연기관차 애호가들을 잃지 않을까 전기차 개발에 완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직접 고용 규모가 83만명이며 여기에 간접 종사자가 200만명인 독일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개발을 위해 앞으로 3년동안 400억유로(약 52조원)를 쏟아부어야할 상황이다.

그러나 독일 자동차 업체들에게 글로벌 금융위기를 버티게 해준 중국 시장은 17개월 연속 판매가 둔화되면서 신기술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수요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에서도 EU가 탄소 배출 기준을 높임에 따라 업체들은 벌금 수십억 유로를 피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 계획을 서둘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렇지만 다임러와 BMW는 고급 차량 판매에 계속 의존하고 비용 절감에 소극적이면서 비대해졌다고 베인의 클람바흐는 지적했다.


FT는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아직 수익성이 좋아 대대적인 감원을 하기에는 현실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어 대신 부품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콘티넨탈과 보쉬에서만 수천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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