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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폐쇄 위기' 은행 대응책 고심

뉴시스

입력 2019.12.03 16:20

수정 2019.12.03 16:20

금융당국 "공모형 신탁 어렵다" 은행 "건의서 제출 형식이었나"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은성수(왼쪽 세번째) 금융위원장이 지난달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박용만(왼쪽 네번째)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시중 은행장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허인 KB국민은행 은행장, 박 회장, 은 위원장,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 2019.11.2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은성수(왼쪽 세번째) 금융위원장이 지난달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박용만(왼쪽 네번째)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시중 은행장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허인 KB국민은행 은행장, 박 회장, 은 위원장, 김태영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 은행장. 2019.11.2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금융당국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책 방안 발표 이후 사실상 "공모형 신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강경 노선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탁 판매 금지 위기에 놓인 시중은행들은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주가연계증권신탁(ELT) 판매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의 공통 의견서를 전국은행연합회를 통해 금융위원회에 전달한 만큼 최종 대책방안을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월 중으로 은행장들을 만나겠다고 한 만큼 최종안은 이달 중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김태영 은행연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조찬간담회 이후 만난 취재진 질문에 "(금융위에) 이야기는 이미 다했다. 이제 좀 기다렸다가 서로 협의할 시간"이라며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최종안이 나오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시행령 작업을 하면서 실무진 의견을 추가로 더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는 은행권에서도 일대일 계약을 전제로 하는 신탁에 공모, 사모 구분이 없다는 점에 대해 처음부터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10년 간 문제 없이 판매돼온 주가연계증권(ELS)을 '언제까지 사고가 안 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논리로 판매 금지하는 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공모에 준하는 규제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는 취지다.

연계형 파생상품(ELS, DLS)은 펀드로 팔면 ELF, DLF가 되고 신탁으로 팔면 ELT, DLT가 된다.

은행들은 은행 신탁상품을 선택한 투자자 성향을 볼 때 ELT 판매가 금지되면 대안으로 정기예금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상품 구조인 투자주가연계펀드(ELF)를 선택하거나 부동산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ELF의 경우 증권사가 중간에 들어가기 때문에 ELT보다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불완전 판매 논란으로 업권 싸움이 됐는데, 보완책을 마련해서 불완전판매를 줄이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는 생각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최종안이 발표된 이후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두더라도 큰 의미는 없다는게 은행권 시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유예기간을 둔다고 해도 그냥 미루는 것 뿐이지 근본적인 문제가 없어지지 않는다"며 "애초에 답을 정해놓고 안 듣겠다고 하면 (은행권 건의서를) 제출하는 게 형식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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