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내년 모든 캠퍼스에 러닝팩토리… 융합형 기술 인재 양성"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3 17:15

수정 2019.12.04 11:33

'직업교육 업그레이드 선도'이석행 한국폴리텍大 이사장
올해만 8곳…연말까지 16곳 개관
R&D시설 부족 中企와 제품 생산
유사중복 29科 이전·통폐합 진행
캠퍼스 연계 반도체클러스터 구축
"내년 모든 캠퍼스에 러닝팩토리… 융합형 기술 인재 양성"
이석행 한국폴리텍 대학 이사장(사진)은 "올해 아홉번째 러닝팩토리(공동실습장)가 문을 열었고 연말까지 16개소가 문을 열 예정이다. 내년에는 전 캠퍼스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석행 폴리텍 이사장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융합형 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구축한 러닝팩토리의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연말까지 러닝팩토리 16곳 개관

'러닝팩토리'란 시제품 제작 전 공정에 대한 실습이 가능하도록 생산 설비를 갖춘 교육훈련시설이다. 폴리텍은 단일 공정, 단일 장비 중심 숙련 방식에서 벗어나 전 공정 통합 교육 훈련을 하기 위해 러닝팩토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캠퍼스에서 처음으로 구축한 데 이어 올 들어 △기계·자동화 계열(김제, 춘천, 광주, 대전, 대구) △의료공학(원주) △IT·디자인(서울강서) △바이오(바이오) 계열 등 8곳의 러닝팩토리가 문을 열었다.


이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충남 논산에 문을 연 바이오캠퍼스 러닝팩토리는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GMP) 기준에 맞춘 국내 대학 최초 교육용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시설로, 제약회사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 왔다"며 "제약 설계에서 원료의 칭량(무게 측정)에서부터 제조, 보관, 품질관리·분석까지 바이오 제품 생산 공정 실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캠퍼스 러닝팩토리는 일반 정제수보다 세분화되고 높은 수준의 7단계 여과 정제수 장비를 갖췄다. 단백질 의약품(바이오시밀러, 항체 의약품)과 수액 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바이오 정제수 제조 공정'에 대한 교육은 물론, 인공눈물과 같은 수액 제품 생산 실습도 가능하다. 이 이사장은 "신약 개발 아이디어는 있지만 연구개발(R&D) 시설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제약 중소기업이 있다"며 "앞으로 러닝팩토리에서 학생들과 함께 약품을 개발, 특허 출원을 받은 제품을 중소기업에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텍은 캠퍼스별 주력 학과와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해 러닝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광주캠퍼스는 기획단계에서 기업체 관계자의 자문을 받았고, 구축 이후 삼성전자 광주공장과 협력업체 등 6개 산업·연구기관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며 "오는 10일 개관을 앞둔 충주캠퍼스는 로봇 용접 분야로 충청북도와 충주시에서 장비비 4억원을 지원받았고,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으로부터 인증을 받아 매년 열리는 전국용접경기대회 개최 장소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문을 연 서울 강서캠퍼스도 서울시로부터 3억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정보통신기술과 디자인 융합분야로 개관을 마쳤다.

캠퍼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과감한 체질 개선을 위해 산업수요를 반영해 유사 중복 29개과 이전 및 통폐합을 진행했다. 아울러 영남 신기술캠퍼스에 대구 스마트자동차학과, 메카트로닉스과를 이전했고, 전주 신기술교육원에 스마트전기에너지과, 스마트자동화과를 신설하는 등 신산업 중점 교육기관으로 전환했다.

이같은 변화는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이 이사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이 이사장은 "취업을 위해 서울대, 이화여대 등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폴리텍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그런 학생들을 위해서 학교 시설이나 커리큘럼을 신산업에 맞춰 바뀌지 않고 안일하게 직업훈련소개념으로 가면 학교는 다운되거나 망할 수 밖에 없다. 폴리텍도 혁신을 멈추면 거대한 화석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개혁을 하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반도체·스마트공장 전문인력 양성

내년에도 폴리텍의 변화는 계속될 예정이다. 안성캠퍼스(반도체 융합캠퍼스로 개칭)를 반도체 특화 캠퍼스로 전환하고 성남캠퍼스(소재), 아산캠퍼스(후공정), 청주캠퍼스(장비 유지보수)와 연계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항공 MRO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 MRO는 항공기의 기체·엔진·부품 등에 대하여 정비(Maintenance)와 수리(Repair), 분해 조립(Overhaul) 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를 위해 이 이사장은 지난달 독일 루프트한자 기술교육 그룹(LTT)을 방문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제 인증 자격 기반의 MRO 인력 양성하기로 했다.
앞으로 LTT는 폴리텍이 EASA(유럽항공안정청) 인증 국제 항공기 정비 자격 취득이 가능한 교육 과정을 도입, 운영할 수 있도록 △교관 양성 프로그램 제공 △교과 운영 방식과 시설·장비 등 교육센터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 3월에 광명에 빅데이터분석, 스마트에너지, 3D프린팅 등 하이테크 전담 교육기관인 광명융합기술교육원이 문을 연다.


이 이사장은 "최근 둘러본 유럽의 직업교육학교에서는 기초만 학교에서 공부하고 대부분 기업 현장에서 실습으로 이뤄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국민들의 직업 교육을 담당하는 폴리텍이 러닝팩토리를 구축해 가는 것도 이와 같은 일환으로, 개관에 만족하지 않고 운영을 내실화해 스마트팩토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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