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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끊기면 일상도 끊기는 시대, 화재현장부터 산골 군부대까지 오늘도 출동 [내일을 밝히는 사람들]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4 17:21

수정 2019.12.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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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험지 네트워크 구축 담당자
강원 산불현장 향하던 소방차 행렬
그 바로 뒤엔 이동기지국 차량
통신 복구 위해 전국서 모여들어
기술 발전하면서 안전성 강화
위험한 곳 로봇·AI 활용하기도
"전국민 막힘 없이 소통하기를"
올 4월 강원도 일대에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속초로 향하던 전국의 소방차 행렬이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런데 속초로 향하던 소방차 행렬 뒤에는 이동기지국 차량도 있었다. 통신복구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든 것이다. 당시 산불피해 현장에서 통신복구작업에 참여한 권도완 KT 네트워크부문 영동엔지니어링팀 사원은 "산불이 났을 때 지역주민들의 피해도 있었지만 통신시설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며 "전국에서 이동기지국 차량을 빌려서 썼다"고 회상했다.

KT 네트워크부문 직원이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 내 5G 네트워크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KT 네트워크부문 직원이 강원 평창 휘닉스파크 내 5G 네트워크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산악지역 많은 강원도를 지킨다

통신 서비스는 어느새 일상생활에서 없으면 안될 필수재로 자리잡았다. 권 사원이 소속된 영동엔지니어링팀은 강원도 지역의 통신망을 관리한다. 강원도는 산악지형이 많고 동해바다까지 끼고 있다. 권 사원은 "담당하고 있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무선기지국 구축 최적화, 품질개선, 고객불편 처리 등"이라며 "담당 현장 지역에서 차로 이동해 테스트를 하거나 건물 옥상, 전주 등을 돌며 품질 최적화를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 사원이 담당하고 있는 무선 최적화 업무는 높은 전주에 오를 경우가 종종 생긴다. 주파수 신호의 세기를 측정해 전파가 잘 도달할 수 있도록 안테나 방향을 설정해야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강원도에 위치한 스키장을 돌면서 5세대 통신(5G)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KT는 지난달말까지 강원 평창 용평리조트·휘닉스파크와 정선 하이원리조트, 홍천 비발디파크 등 총 14개 스키장의 리조트와 스키하우스에 5G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했다. 권 사원은 "올해 5G가 도입되면서 기지국을 설치하고 초창기 품질 최적화를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LTE와 다른 특성을 지닌 5G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최적의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군부대도 통신 이상무

지난 4월부터 국방부가 시범 허용한 군장병의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군부대도 새롭게 통신망을 깔아야 하는 지역이 됐다. 군부대는 통상 산속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통신망 구축작업도 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권 사원은 "군부대 특성상 산중턱이나 언덕 등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있어 부대를 찾아가거나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며 "일반적으로 기지국을 구축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기지국을 새롭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군장병들 대부분이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20대라는 점도 과제로 작용했다. 보통 군장병들이 일과 후 휴대폰을 사용하는데, 한꺼번에 데이터가 몰리면 기지국이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설 수 있어서다. 권 사원은 "군장병들은 20대 초반이 많고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데 지정시간에 동시에 사용한다"며 "따라서 하나의 기지국이 감당하는 용량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권 사원이 현장을 뛰며 고생하는 이유는 안정적이고 원활한 통신 서비스 제공에 있다. 권 사원은 "올해 해왔던 것처럼 내년에도 강원도 지역의 5G 커버리지를 계속 넓혀갈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5G 무선품질 확보 외에도 기존 LTE 망 최적화와 안정화를 통해 국민들이 안정적이고 원활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술발전 맞춰 관리방법도 변화

KT는 통신 인프라 운용 효율을 높이고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통신 네트워크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외부 통신시설(OSP)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OSP란 기지국, 서버 등 통신장비 외에 통신구, 통신주, 맨홀과 같은 기본적인 통신인프라를 의미한다. 현재 KT가 운용·관리하는 전국의 OSP는 통신구 230개(286㎞), 통신주 464만개, 맨홀 79만개에 이른다.

KT는 5G가 만들어낼 초연결사회에서 OSP의 효율성과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차세대 OSP 관리시스템 아타카마를 개발했다. 아타카마는 KT가 보유한 설계·운용·관제·장애복구 분야의 전문인력들의 모든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완성됐다. KT는 아타카마를 통해 기존 구간별 수동설계에 약 100분이 걸리던 광케이블망 설계작업을 약 5분으로 단축해 20배 정도의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냈다.

KT는 로봇으로 통신구 화재를 감지 및 진화하고 인공지능(AI)으로 맨홀을 관리하는 OSP 관리 혁신솔루션도 내놨다. KT가 개발한 화재감지기술(CTTRS)은 통신구 안 온도의 이상변화를 감지하면 통신구에 설치된 레일형·지상형 5G 로봇이 통신구 상황을 파악하고 화재를 조기에 진화한다.

맨홀의 경우에는 도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어 맨홀 내부상태 확인을 위해서는 작업자가 직접 현장에 가서 맨홀 안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KT는 이러한 맨홀 시설에 대해 원격에서 자동으로 실시간 침수 상태를 탐지하고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맨홀 관리 혁신 솔루션도 개발했다. KT가 개발한 침수감지기술(MFRS)은 AI 기반의 분포형 음파계측 방식으로 맨홀의 침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MFRS로 침수된 맨홀의 위치를 확인하면 5G 로봇이 해당 위치로 이동해 현장작업을 수행한다. 아울러 KT가 개발한 통신주 기울임감지기술(PTRS)은 원격에서 통신주의 기울임을 탐지하고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현장출동을 줄일 수 있다.
KT는 OSP 혁신기술과 솔루션을 치밀한 테스트를 거쳐 전국 현장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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