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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 내려놓고 이제 편히 쉬세요" 독도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고 김종필·이종후·서정용·배혁·박단비 등 5명 영면 실종 2명은 머리카락 등 담긴 태극기 상자가 대신 대전 현충원에 안장…1계급 특진·훈장 추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이제 편히 쉬세요" 독도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대구=뉴시스]박영태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19.12.10.since1999@newsis.com
[대구=뉴시스] 배소영 기자 =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걱정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지난 10월31일 독도 소방헬기(HL-9619호)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 영결식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에서 소방청장(葬)으로 치러졌다. 사고 발생 41일째 만이다.

영결식장에는 고(故) 김종필(46) 기장, 이종후(39) 부기장, 서정용(45) 정비실장, 배혁(31) 구조대원, 박단비(29·여) 구급대원의 영정사진이 올려졌다.

영결식이 시작되자 순직한 대원들의 운구가 들어섰다. 김 기장과 배 구조대원은 독도 앞바다에서 찾지 못한 실종자다. 영결식은 이들의 시신 없이 머리카락과 평소 아끼던 물건 등을 담은 태극기로 감싼 상자가 대신했다.

그러자 "아들아" "아빠" 이들을 부르는 소리가 애달프게 울려 퍼졌다.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무거운 짐 내려놓고 이제 편히 쉬세요" 독도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대구=뉴시스]박영태기자 = 중앙119구조대 김성규(오른쪽) 조종사와 배유진 구조사가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고별사를 하고 있다. 2019.12.10.since1999@newsis.com

순직한 대원들과 동고동락한 김성규 기장은 울먹이며 힘들게 고별사를 읽어나갔다. "잘 다녀오겠다고 하시더니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습니까. 그토록 그립고 사랑하는 가족분들도 다 모였는데 제발 한 번만이라도 대답해 주세요."

김 기장이 "이제는 가슴이 너무 아프고 찢어지고 한스럽지만 당신들을 보내드려야 합니다. 당신들이 그토록 사랑했던 소방. 당신들의 이름이 빛나도록 우리가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출동 벨이 울리면 두려워하지 않고 또다시 출동하겠습니다"라고 하자 유족들은 오열했다.

배유진 대원도 가족 같은 동료를 먼저 떠나 보낸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김 기장님 파란 하늘이 좋아 파일럿이 됐다는 말씀이 지금도 귓가에 맴도네요. 얼른 세 아들 곁으로 돌아오세요. 따님 그림 보면서 집에서 사모님이 꺼내 준 시원한 소주 한잔할 때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다던 서 검사관님. 팔불출 아니시냐고 농담도 할 수 없으니 너무 슬픕니다."

"이 기장님 첫 출동을 다녀왔을 때 슬그머니 커피 한잔 건네시며 용기를 주셨잖아요. 항상 출동 나가면 '사고 나면 내가 제일 먼저 너 구하고 나는 제일 마지막에 나올게' 하던 배 반장님. '세상 사람들에게 봄에 내리는 단비 같은 사람이 되겠다'던 우리 단비 언니. 평생 잊지 않을게 잘 가."
"무거운 짐 내려놓고 이제 편히 쉬세요" 독도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대구=뉴시스]박영태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12.10.since1999@newsis.com

헌화와 분향이 시작되자 유족들은 이제 정말 가족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게 실감이 나는 듯 오열하며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순직한 대원들에게 1계급 특별승진 임명장을 추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의 영정사진 앞에 녹조근정훈장 또는 옥조근정훈장을 놓고 희생을 기렸다.

"무거운 짐 내려놓고 이제 편히 쉬세요" 독도 순직 소방관 '눈물의 영결식'
[대구=뉴시스]박영태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독도 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합동 영결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며 침통한 표정을 하고 있다. 2019.12.10.since1999@newsis.com

문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다섯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의 부름에 가장 앞장섰던 고인들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겠습니다"라며 순직 대원들의 안식을 기원했다.

순직 대원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나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의원, 정종섭(대구 동구갑) 의원 등도 고개를 떨구며 애도했다.

소방청으로 독립한 이래 순직 소방관의 장례식을 소방청장으로 거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수색 당국은 유족의 뜻에 따라 지난 8일 실종자 수색을 종료했다. 다만 해양경찰은 기본 임무를 수행하면서 남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 수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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