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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영원히 기억"…헬기사고 순직자 5명을 떠나보냈다(종합)

뉴스1

입력 2019.12.10 12:09

수정 2019.12.10 12:09

경북 울릉군 독도 해역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희생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 영결식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됐다. (소방청 제공) 2019.12.10 © 뉴스1
경북 울릉군 독도 해역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희생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 영결식이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됐다. (소방청 제공) 2019.12.10 © 뉴스1


10일 오전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열린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노제에서 故 박단비 대원의 영정과 함께 유가족들이 박 대원의 생전 근무지를 떠나고 있다. 2019.12.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10일 오전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열린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노제에서 故 박단비 대원의 영정과 함께 유가족들이 박 대원의 생전 근무지를 떠나고 있다. 2019.12.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경북 울릉군 독도 해역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희생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발인제가 10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2019.12.10 © 뉴스1 남승렬 기자
경북 울릉군 독도 해역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희생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발인제가 10일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엄수되고 있다.
2019.12.10 © 뉴스1 남승렬 기자


10일 오전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열린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노제에서 동료 소방대원들이 운구행렬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19.12.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10일 오전 대구 달성군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열린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항공대원 노제에서 동료 소방대원들이 운구행렬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19.12.1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가슴이 너무도 아프고, 찢어지고, 한스럽지만 당신들을 보내드려야 합니다. 당신들께서 그토록 사랑했던 소방…당신들의 이름이 빛나도록 우리가 더 열심히 임무수행하겠습니다. 국민의 부름을 받들고 출동벨이 울리면 두려워하지 않고 또 다시 출동할 것입니다. (중략) 우리가 격납고 앞에서 하늘을 바라볼 때 반겨주세요. 혹시 우리가 울고 싶고 힘들 때면 하늘을 바라보겠습니다. 우리를 지켜주세요. 당신들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소방의 항공대원이었음을 기억하겠습니다. 당신들과 함께 해서 행복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경북 울릉군 독도 해역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다 희생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소방항공대원 5명의 합동 영결식이 거행된 10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

애써 울음을 참고 있던 유가족과 동료·친구들은 숨진 소방항공대원들의 동료인 중앙119구조본부 김성규 기장과 배유진 구급대원이 고별사를 낭독하자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2달 전만해도 자신들과 똑같은 주황색 소방기동복을 입고 함께 울며 웃었던 동료를 황망히 떠나보내야만하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대원들은 손수건과 흰장갑 등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유가족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도사를 읽을 때도 울음을 꾹꾹 참았지만 동료들의 고별사가 실내체육관에 울려퍼지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고인의 동료인 김 기장과 배 대원이 가족의 이름을 호명할 때 장내는 눈물바다가 됐다.

특히 "지키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는 동료의 흐느낌에 객석 여기저기서 통곡에 가까운 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다섯 분의 헌신과 희생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치며 다급하고 간절한 국민의 부름에 가장 앞장 섰던 고인들처럼 국민의 안전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무한 책임감을 가지겠다"며 "소방관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것 역시 국가의 몫임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소방헬기 관리운영을 전국 단위로 통합해 소방의 질을 높이면서 소방관들의 안전도 더 굳게 다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다섯 소방항공대원의 삶은 우리 영토의 동쪽 끝 독도에서 영원할 것"이라며 "아침 해가 뜰 때마다 우리 가슴에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겨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희생자들에게 헌화한 뒤 가족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위로했다.

정문호 소방청장은 조사에서 "우리는 다섯 분의 영웅들을 떠나보내지만 그분들이 남겨 주신 숭고한 희생정신은 영원히 우리의 가슴속에 긍지로 살아남아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님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종섭 의원, 최교일 의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이 참석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정부 측에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함께 했다.

합동영결식 후 운구 차량은 세종은하공원으로 출발했다. 이어 이날 오후 4시 희생자들은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든다.

고인들에게는 1계급 특진과 훈장이 추서됐다.

앞서 이날 오전 7시40분 중앙119구조본부 항공대에 도착한 희생자들은 먼 여정을 떠나기 앞서 살아생전 흔적이 남은 사무실과 수난훈련장, 훈련타워, 본관 등을 차례로 돌았다.

평소 국민 안전을 위한 신념으로 생활하고 훈련해온 이곳에서 노제를 지내기 위해서였다.

중앙119구조본부 곳곳에 설치된 추모 현수막과 희생자들의 생전 사진을 본 유가족들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10월31일 오후 11시25분쯤 소방대원 5명과 응급환자, 보호자 등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가 독도에서 이륙 직후 바다로 떨어졌다. 응급환자를 이송하던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희생된 소방대원은 김종필(46) 기장, 서정용(45) 정비실장, 이종후(39) 부기장, 배혁(31) 구조대원, 박단비(29·여) 구급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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