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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유로존 수출 부진, 글로벌 분업 체계 변화에 대응해야"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5 13:39

수정 2019.12.15 13:39

한은

[파이낸셜뉴스] 주력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강화하는 등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15일 한국은행의 국제금융포커스에 실린 '최근 유로지역 수출부진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유로지역의 역외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하는 가운데 물량 부진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대중국 수출이 꺾인 데다 영국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터키 금융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VC 참여도가 높은 점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유로지역의 GVC 참여도는 역외 기준 57.3%로 일본(47.7%)이나 중국(45.6%), 미국(45.3%) 등 주요국 수준을 웃돌았다.

유로지역의 GVC 참여도는 후방 GVC 참여도가 높은 '다운스트림'(최종재 생산·유통·판매 단계)에 위치해 있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방 GVC 참여도는 다른 국가의 수출에 중간 투입된 국내 부가가치 비중을, 후방 참여도는 수입 대상국으로부터 중간 투입된 해외 부가가치 비중을 의미한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영국 등의 수출 부진이 직접적으로 유로 지역의 중간재 수출 둔화로 이어지면서 아세안과 역외 EU지역에 대한 중간재 수출도 함께 부진했다.

수출 부진은 유로지역의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 수출의 총수출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해 하반기 -0.6%포인트였으며 올 1~8월에도 -0.1%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지속했다.

특히 유로지역 수출은 직접적인 무역 연관성뿐 아니라 구조적으로도 우리나라 수출과 유사한 측면이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신흥국 경기 회복 기대감 등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면서도 "GVC가 약화되면서 수출 개선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GVC 참여도가 높고 가치사슬 단계에서 다운스트림에 위치해 있다"며 "주력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업스트림(기획·R&D·원자재·부품 등의 생산)' 부문을 강화해 글로벌 분업 체계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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