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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놈만 살아 남는다"…플랫폼 超경쟁 시대 생존 전략은 '연합군'

뉴스1

입력 2019.12.16 07:20

수정 2019.12.16 07:20

16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2주년 기념 오픈 포럼에서 김봉진 의장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2주년 선언을 하고 있다. 2018.10.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16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2주년 기념 오픈 포럼에서 김봉진 의장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2주년 선언을 하고 있다. 2018.10.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2019.12.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 방문자 센터의 모습. 2019.12.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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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남도영 기자 = "아시아로 더 크게 도전합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 13일 임직원에게 회사 매각 소식을 전하며 "한국에서 그동안 우리가 쌓은 수많은 노하우들을 아시아 전역에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우아한형제들은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회사를 4조7500억원에 매각하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국내 배달앱 시장의 부동의 1위 '배달의민족'으로 대표 스타트업 자리에 오른 우아한형제들이 외국계 자본에 팔린다는 점에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합병의 배경에는 '국내 1위' 타이틀만으론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잘 싸웠다. 하지만 계속 잘 싸우 것보다 어떻게 더 크게 성장할 지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표현했다.

◇'한국 1위'로는 부족…"인터넷 서비스는 국경이 없다"

배민은 한국 시장에선 이커머스 시장의 큰손인 쿠팡의 '쿠팡이츠'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으며, 글로벌 무대에선 승차공유 플랫폼을 무기로 배달 시장을 잠식해오는 우버, 그랩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기업들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수혈 받은 기업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동안 자신의 디자인 경영 철학으로 '배민스러움'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며 승승장구해 온 김 대표가 글로벌 자본과 기업의 벽을 절감한 후 '생존'을 위해 '변화'를 택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창업자로서 직접 상장을 하지 못한 점, 독일에 상장하는 회사가 된다는 점은 아쉽지만 인터넷 서비스는 국경이 없다"며 "한국에서만 서비스를 잘 한다고 생존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이미 선배기업들을 통해서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재들과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이란 영역에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거대 플랫폼 기업들에 밀려 성장에 한계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합병이 단순한 점유율 가져오기 차원이 아닌 '공동전선' 형성이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앞으로 DH 개인 최대주주에 올라 직접 경영에 참여하며, 두 회사가 싱가포르에 세울 합작회사(JV) '우아DH아시아' 회장 자리로 옮겨 아시아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한다.

◇글로벌 플랫폼 '승자독식' 시대…생존 위해 손잡는 기업들

배달 서비스 시장 뿐만 아니라 전체 세계 인터넷 산업은 미국과 중국의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모든 시장을 잠식하는 '승자독식'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남은 기업들은 공동전선을 펼치기 위한 합종연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의 합병 발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과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을 합쳐 아시아 최대 '메가 플랫폼'을 구축하고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와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에 대항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카카오와 SK텔레콤이 서로 지분을 맞교환하며 '혈맹'을 맺었고,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로부터 8000억원을 투자받으며 '핀테크 동맹'을 맺는 등 인터넷 기업들이 영역을 불문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파트너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한국 내수 시장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며 "아직 국내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여 줄 적절한 파트너를 찾는 일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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