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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불확실성 감소… 위험자산에 돈 몰린다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6 18:13

수정 2019.12.16 20:04

미중 무역전쟁 해소 기대감
영국의 EU 탈퇴 확실시되면서
투자자들 신흥시장으로 눈돌려
세계경제 불확실성 감소… 위험자산에 돈 몰린다

국제 투자시장에서 올 한해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이 내년에는 다시 주식같은 위험자산으로 옮겨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무역전쟁같은 불확실성이 점차 진정될 수 있다며 특히 신흥시장 증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투자자들이 금이나 일본 엔, 배당주같은 비교적 안전한 자산에서 돈을 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 같은 현상이 무역이나 세계 경제성장에 대한 우려가 최근에 누그러들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국제 금가격은 올해 초 온스(31.1g)당 1284.1달러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9월에 1560.4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다시 떨어져 13일 기준 1479.2달러(약 173만원)까지 내려갔다. 세계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골드트러스트의 총액은 이달 12일 기준으로 지난 10월 연내 고점보다 약 7% 감소했다.
미국 10년물 국채의 유통금리도 지난 9월에 1.459%에서 13일 기준 1.835%로 올랐다. 채권가격은 원리금을 유통금리로 할인해서 매기는 만큼 이러한 변화는 채권 가격이 상대적으로 내려갔다는 의미다. 엔 가치 또한 8월에 달러당 106엔까지 올랐지만 15일 기준 109엔을 기록했다.

WSJ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달 미·중 1단계 무역협상 타결, 영국 보수당의 조기총선 압승 등으로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3.5%로 반세기만에 최저였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의 민간 경기 지표인 차이신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각각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 투자은행 린앤드어소시에이츠의 이라 엡스테인 전략가는 "왜 지금 안전자산이 필요한가?"라며 "연준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투자자들을 밀어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시장의 핵심 주제는 어떤 하방 위험이 어느 정도 줄었냐는 것이다"라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에서 빠진 돈이 위험자산 중에서도 신흥시장으로 흘러든다고 본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산하 블랙록투자연구소(BII)는 이달 9일 내놓은 '2020년 세계 전망'에서 "세계 경제가 내년에 더욱 성장하고 침체 위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내년에는 투자성향을 다소 위험 선호적으로 두겠다"며 "일본과 신흥시장 주식, 저평가된 신흥시장 채권"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 주식의 경우 내년 대선 불확실성으로 인해 수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범유럽 투자사인 NN투자파트너스(NNIP)도 지난 12일 발표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투자자 투자 심리 여론조사 결과 신흥시장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67%로 지난해(51%)보다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NNIP는 신흥시장이 올해 선진국 투자시장에 비해 수익률이 저조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내년에 유망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NNIP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영국에 대한 투자심리도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46%는 앞으로 영국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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