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펠로시에게 분노 서한…"당신이 美 민주주의 전복"

뉴시스

입력 2019.12.18 09:26

수정 2019.12.18 09:26

하원 탄핵소추안 표결 하루 앞두고 펠로시에게 "정의 방해하고 나라에 고통" "세일럼 마녀재판 절차가 더 정당" 주장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캐비넷룸에서 정부 규제에 관한 회으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9.12.18.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캐비넷룸에서 정부 규제에 관한 회으에 참석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9.12.18.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하원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7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에 격앙된 서한을 보냈다.

CNN이 서한 중 가장 "독설적인" 30개의 문장을 따로 정리했을 정도다. 인터넷매체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서없고 느낌표가 가득 담긴 서한을 보냈다면서 "이 6쪽짜리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히트작 모음집 같다"고 평가했다.

서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 법사위가 제출한 탄핵 결의안은 헌법상 어떤 기준에서도 인정받을 수 없다"며 "범죄도, 경범죄도, 어떤 위법도 포함하지 않고 있다.
당신은 매우 추악한 단어인 '탄핵'의 가치를 떨어트렸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어주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많은 일을 겪었고 우크라이나는 그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다"며 "나는 '나에게'가 아니라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나라에'라고 했다. 그는 '나', '우리', '우리나라'에 밑줄을 그어 강조했다.

그는 "이번 탄핵은 민주당 의원들에 의한 전례 없고 위헌적인 권력 남용으로 미국 입법 역사상 2세기 반 동안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2일(현지시간) 의사당에서 주간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펠로시 의장이 “미국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최고위 선출직에 오른 여성”이라고 밝혔다. 2019.12.18.
[워싱턴=AP/뉴시스]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2일(현지시간) 의사당에서 주간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선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펠로시 의장이 “미국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최고위 선출직에 오른 여성”이라고 밝혔다. 2019.12.18.
이어 "법적으로 근거가 없는 탄핵을 추진하면서 당신은 취임 선서를 위반하고 헌법에 대한 충성을 깨고 미국 민주주의에 전면전을 선포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가 잘못한 게 없다고 반복해서 말했고, '압력도 없었다'고 했다"고 항변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패배를 거론하면서 "당신의 후보는 2016년 선거에서 졌고 당신과 당신의 당(민주당)은 이 패배에서 결코 회복하지 못했다"며 "당신은 많은 언론 매체가 말하는 이른바 '트럼프 발작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의 본격적인 사례를 만들어냈고, 안타깝게도 결코 그것을 극복할 수 없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무조건 싫어하는 현상을 '트럼프 발작 증후군'으로 일컫는다.

그는 "이것(탄핵 추진)은 불법적이고 당파적인 쿠데타에 지나지 않으며 최근의 여론을 바탕으로 보면 (민주당은) 투표소에서 참패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래서 당신은 3년 동안 미국 국민의 의지를 뒤집는 데 노력해왔다. 당신은 민주주의를 적으로 본다!"고 힐난했다.

그는 "당신이야말로 미국 선거에 간섭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시킨 사람"이라며 "당신은 정의를 방해한다. 당신의 개인적인 이기심, 정치적이고 정당적인 이익을 위해 우리 나라에 고통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탄핵을 마녀사냥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세일럼 마녀재판에서도 (지금보다는) 정당한 절차가 주어졌다"고 밝혔다. 세일럼 마녀재판은 1600년대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 마을에서 죄 없는 여성들을 마녀로 몰아 고문하고 사형한 사건이다.


2020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패배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미국 국민이 다가오는 2020년 대선에서 당신과 민주당에 모든 책임을 지우리라는 데 의심이 없다"며 "당신이 그렇게(탄핵 중단) 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나는 역사적 목적과 나의 생각을 영구적이고 지울 수 없는 기록에 남기기 위해 이 편지를 썼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금으로부터 100년 뒤에 사람들이 이 사건을 볼 때, 다른 대통령에게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그들이 이해하고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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