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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존슨, 내년 말까지 무조건 브렉시트 강행...노딜 가능성 다시 커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8 16:45

수정 2019.12.18 16:45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뉴스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달 조기총선으로 의회를 장악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내년말까지 무조건 유럽연합(EU)을 떠난다고 못 박으면서 합의 없는(노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위험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EU측 관계자들은 새로운 무역협상을 맺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존슨 총리의 일방적인 정책에 고개를 내저었다.

영국 파운드 가치는 18일 오전(현지시간)에 1파운드당 1.31달러까지 추락했다. 파운드 가치는 이미 전날 1.345달러에서 2% 이상 급락해 올해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으며 다음날까지 반등하지 못했다.

충격의 원인은 존슨 총리였다. 총리실은 17일 브리핑에서 브렉시트 이행기간을 두고 "연장될 경우는 없다고 본다.
총리는 이행 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상황에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떠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WSJ 등 외신들은 총리실 관계자를 인용해 존슨 총리가 20일 하원에 상정할 EU 탈퇴협정 법안(WAB)에 이행기간 연장 금지 조항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올해 EU와 합의에 따라 내년 1월 31일에 EU에서 탈퇴하되 2020년 12월 31일까지 이행기간을 설정하기로 했다. 영국은 이행기간 동안 EU 단일 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면서 EU 법을 따라야 하고 동시에 EU 투표권을 상실한다. 이행기간은 원칙상 2022년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존슨 총리는 이번 WAB 법안을 통해 연장을 금지, 어떤 상황에서도 브렉시트를 내년 말에 완전히 끝낼 계획이다. 이행기간 동안 향후 무역협정을 정리해야 하는 양측은 결과적으로 영국의 EU 탈퇴에서 이행기간 종료까지 11개월간 협정을 만들어야 한다.

사빈 웨이안드 EU 브렉시트 협상 차석대표는 WSJ를 통해 "지금 나온 신호를 보면 우리는 영국이 이행기간을 연장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말까지 합의에 실패한다며 또 다른 벼랑끝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재무담당 집행위원은 "우리는 해당 기간 안에 매우 제한적인 무역협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존슨 총리의 계획이 "매우 융통성 없다"고 주장했다. WSJ는 만약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강행한다면 EU 규제에서 벗어나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을 보다 깊이 있게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EU 관계자는 "현재 협상의 어려움과 2020년말의 위기를 생각한다면 이행기간 연장 선택지를 제거하는 조치는 매우 불합리하다"며 존슨 총리가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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