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불길 헤친 소방관, 33년 급식 할머니…잊지 않는 기업들

뉴스1

입력 2019.12.22 07:01

수정 2019.12.22 10:00

33년째 무료급식봉사를 이어온 정희일씨(LG 제공) © 뉴스1
33년째 무료급식봉사를 이어온 정희일씨(LG 제공) © 뉴스1


지난 11월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왼쪽)가 올해의 시민영웅들에게 시상을 하고 있다.(에쓰오일 제공) © 뉴스1
지난 11월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왼쪽)가 올해의 시민영웅들에게 시상을 하고 있다.(에쓰오일 제공) © 뉴스1


지난 11일 진행된 에쓰오일 소방영웅 시상식.(에쓰오일 제공) © 뉴스1
지난 11일 진행된 에쓰오일 소방영웅 시상식.(에쓰오일 제공) © 뉴스1


지난 4월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제19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코오롱 제공). © 뉴스1
지난 4월 서울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에서 열린 제19회 우정선행상 시상식(코오롱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위급한 상황에서 타인을 돕거나 일상적으로 선행을 한 의인(義人)들이 사회적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많은 이들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감추고 겸손해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이들의 정신이 사회 곳곳에 전파될 수 있도록 의인의 행동을 기리고 있다.

대상도 어느 하나에 한정된 게 아니라 일반 시민부터 소방관, 경찰 등 공무원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선행과 희생, 나눔 등의 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주요한 사회공헌 활동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백수(百壽)를 앞둔 나이에도 33년 동안 무료급식봉사를 이어가고 있는 정희일씨(95·여)는 LG복지재단이 수여하는 'LG의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정씨는 지난 1986년 서울 영등포구에 무료급식소인 '토마시의 집'이 문을 연 뒤 지금까지 주 5일 동안 매일 아침마다 빠짐없이 급식 봉사를 하며 33년 동안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했다.

정씨는 오랜 기간 봉사를 이어오며 고된 노동으로 인한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의사에겐 '그만 두고 쉬는 게 좋겠다'는 만류를 받았지만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의인상 수상에 대해서도 "당연한 일을 한 것이지 상을 받기 위한 봉사가 아니었다"며 거듭 사양하기도 했다.

위험에 처한 이웃을 구하기 위해 의로운 희생 정신을 발휘한 평범한 시민도 있다. 패스트푸드 매장 주차관리인인 김영근씨(64)는 지난 7월 흉기를 든 범인에게 붙잡힌 여성 매장 직원을 구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전치 8주의 부상을 입었다. 태권도 유단자인 성지훈씨(42)는 편의점에서 여성 점주를 흉기로 위협하는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을 베였다.

어선 선장인 배기환씨(59)는 해상에서 인근 어선의 조난 신고를 받자 본인의 조업을 중단하고 신속히 현장으로 이동해 침몰 직전의 선원 7명을 전원 구조하기도 했다. 에쓰오일은 이들을 비롯해 위기 상황에서 용기와 기지, 희생 정신을 발휘한 23명을 '올해의 시민영웅'으로 선정하고 총 1억4000만원의 상금과 상패를 전달했다.

위기에 빠진 시민을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은 공무원도 있다. 중앙119구조본부의 전준영 소방장(38)은 지난 5월 헝가리 유람선 침몰 현장에 급파돼 1개월 동안 수중·수상, 헬기, 육상 수색을 통해 우리 국민의 사체를 수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4월에는 강원도 고성군 산불 화재에 투입돼 환자 이송 임무를 수행했고, 8월에는 서울 남대문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서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에 기여했다.

또 경기 용인소방서의 정종문 소방경(58)은 지난 3월 용인시 대형 쇼핑몰 신축 공사장 화재 당시 신속한 현장 대응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 서울 동작소방서의 김숙현 소방경(59)은 1월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 6층 화재사고 당시 상층부에 고립된 11명을 전원 구조했다. 부산 부산진소방서의 홍성진 소방장(40)은 1월 부산 범천동 모텔 화재 현장에서 10명을 구조했다.

에쓰오일은 이들 8명을 '영웅 소방관'으로 선정하고 상금 9000만원을 수여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6월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해양경찰관의 자녀 24명에 대해서도 5000만원을 전달하고 이들이 학업을 마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학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웃에 대한 선행으로 귀감이 된 시민을 기리기도 한다. 보육원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지장우씨(36)는 퇴소한 후 다른 보육원 퇴소생에 대해 생일잔치와 수련회, 캠프, 진로·연애상담 등 다양한 활동을 18년 동안 이어왔다.


일반적인 퇴소생들은 자신이 보육원에서 생활했다고 밝히기 꺼려한다는 걸 고려하면 같은 처지의 청소년에게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코오롱그룹의 오운문화재단은 지씨를 비롯한 5명에게 '우정선행상'을 수여하고 총 1억원의 상금을 전달했다.


시민상을 운영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주변의 이웃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다른 시민들에게도 확산되길 바라는 마음에 상을 운영하고 있다"며 "무슨 사정이 생기더라도 이들을 기리고 지원하는 기업 활동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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