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3분기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모두 감소…"무역분쟁‧홍콩‧DLF사태 영향"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5 12:00

수정 2019.12.25 12:00

3분기 증권사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모두 감소…"무역분쟁‧홍콩‧DLF사태 영향"

[파이낸셜뉴스] 올해 3·4분기 증권사들의 파생결합증권 발행금액과 잔액이 직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사태로 해외증시가 부진했고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파생결합증권 투자수요가 감소하면서 발행 및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111조2000억원으로 지난 6월 말(116조5000억원)에 비해 5조3000억원(-4.5%)이 줄었다.

파생결합증권 발행액(24조5000억원)과 상환액(29조2000억원)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1조9000억원(-32.7%), 3조9000억원(-11.8%) 감소했다.

3·4분기 중 ELS·ELB 발행액은 18억원으로 전 분기(27조8000억원) 대비 9조8000억원(-35.3%) 감소했다.

주가연계증권(ELS)·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기초자산인 주가지수나 개별주식의 가격에 연동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 및 사채로, 투자자는 주가지수 또는 주가의 움직임에 따라 정해진 수익률을 얻는다.


기초자산별로는 지수형 ELS·ELB의 발행이 15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25조1000억원) 대비 9조6000억원(-38.2%) 줄었다.

금감원은 "무역분쟁과 정치적 불안으로 홍콩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홍콩H지수(HSCEI·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로 한 ELS·ELB 발행이 크게 감소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3·4분기에 발행된 ELS·ELB는 은행신탁(12억원, 66.5%), 일반공모(3조2000억원, 17.9%), 자산운용(1조7000억원, 9.2%) 순으로 인수됐다.

같은 기간 ELS·ELB 상환액은 21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25조9000억원) 대비 4조2000억원(-16.2%) 감소했다. 이 가운데 조기상환 금액은 19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23조6000억원) 대비 4억원(-16.9%) 줄었다.

스탠다드앤두푸어스(S&P)와 유로스톡스, H지수 등 주요 해외지수의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지수형 ELS·ELB의 조기상환(18조3000억원)이 전 분기(22조5000억원) 대비 4조2000억원(-18.7%) 감소했다.

6개월 이상 경과한 ELS·ELB의 조기상환 금액은 6조7000억원으로 전체 상환액의 30.9%를 차지했다.

9월말 현재 ELS·ELB 발행잔액은 7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76억1000원) 대비 4억원(-5.3%) 감소했다.

공모(-3조5000억원) 및 사모(-5000억원), 원금보장형(-4000억원) 및 원금비보장형(-3조6000억원) 잔액은 6월 말 대비 모두 감소했다.

3·4분기 발행이 크게 줄어들면서 6개월 이내 신규 발행된 원금비보장형 ELS 잔액은 32조6000억원으로 6월 말 41조1000억원 대비 8조5000억원 줄었다.

지수형 ELS·ELB의 기초자산은 유로스톡스50(43조7000억원), HSCEI(40조8000억원), S&P500(33조7000억원), 코스피200(23조2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말보다 유로스톡스50(-3조7000억원), HSCEI(-2조3000억원)은 감소했으나 S&P500(6000억원)는 소폭 늘었다.

3·4분기 중 기타파생연계증권(DLS·DLB) 발행액은 6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8조6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24.4%) 감소했다. 원금비보장형 DLS의 발행액은 3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5조9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35.6%) 줄었다.

파생결합증권(DLS) ·파생결합사채(DLB)는 기초자산으로 주가가 아닌 금리, 신용, 원자재, 환율 등을 활용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 및 사채를 뜻한다.

사모 DLS·DLB의 발행액은 4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6조6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31.8%) 감소했다.

DLS·DLB 기초자산별로는 금리(2조원, 31.5%), 신용(1조3000억원, 19.9%), 환율(4000억원, 6.7%), 원자재(1000억원, 2.0%) 순으로 집계됐다.

DLS·DLB 상환액은 7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7조2000억원) 대비 3000억원(4.2%) 증가했다. DLS·DLB 상환액 가운데 만기상환 금액은 3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3조3000억원) 대비 4000억원(12.1%) 늘었다.

9월말 현재 DLS·DLB 발행잔액은 39조1000억원으로 지난 6월말(40조4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3.2%) 감소했다. 이 가운데 사모 DLS·DLB 발행잔액은 32조9000억원으로 6월 말(34조7000억원) 대비 1조8000억원(-5.2%) 줄었다.

파생결합증권 발행자금 운용 현황을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파생결합증권의 자체헤지와 백투백헤지의 비중은 각각 51.9%(57조7000억원)와 48.1%(53조5000억원)로 6월 말과 유사했다.

ELS·ELB는 자체헤지가 42조원으로 53.8%를 차지한 반면 DLS·DLB의 자체헤지 규모는 15조7000억원(40.2%)으로 백투백헤지 비중(59.8%, 23조4000억원)이 더 높았다.

파생결합증권 발행자금 운용자산(헤지자산)의 평가금액은 124조7000억원으로, 부채평가액(111조1000억원)을 13조6000억원 초과했다.

채권은 대부분(87.0%, 69조원) 국내채권으로 운용되고 신용등급별로는 국공채, 장기신용등급 A 이상, 단기신용등급 A2 이상의 채권이 전체 운용 채권의 92.2%를 차지했다.

3·4분기 중 파생결합증권 투자자의 투자이익(8416억원)은 전 분기(1조3103억원)보다 4687억원(-30.8%) 감소했다.

금리연계 DLF 사태의 영향으로 DLS·DLB의 투자수익률은 전 분기(3.4%) 대비 1.9%포인트 줄어든 1.5%(평균투자기간 1년, 연환산수익률 1.5%)을 기록했다.

증권사의 3·4분기 파생결합증권 발행 및 운용 이익은 686억원으로 전 분기(2645억원)보다 1959억원(-74.1%) 감소했다.


9월 말 현재 녹인(Knock-In)이 발생한 파생결합증권은 2112억원이며 이 중 1084억원(51.3%)이 내후년 이후 만기가 도래한다. 3·4분기 중 신규 녹인 발생금액은 683억원으로 전체 녹인 발생금액(2112억원) 중 32.3%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ELS 등 파생결합증권은 상품 판매직원이 '사실상 원금보장이 된다'고 설명하더라도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발행사의 파산으로 채권자에게 지급할 돈이 부족하면 투자원금과 수익을 돌려받지 못하게 돼 상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본인 책임하에 신중히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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