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넘치는 부동자금… 6개월 미만 단기예금 잔액 100조 육박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26 18:14

수정 2019.12.26 18:14

올들어 23% 늘어 가파른 상승세
3년 이상 예금 증가율은 7.1%
DLF 사태로 투자상품 수요 위축
불확실성 짙어져 안전자산 선호
장·단기 금리 차이도 줄어든 영향
넘치는 부동자금… 6개월 미만 단기예금 잔액 100조 육박
올들어 만기 6개월 미만의 은행 단기 정기예금 잔액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잔액이 1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손실, 부동산 규제, 주식시장 부진 등이 지속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99조6075억원으로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있다.

특히 지난해 말(80조9623억원)과 비교하면 올들어 23.0%(18조6452억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정기예금 잔액이 10.6%(73조4371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만기 6개월 미만의 단기 정기예금의 가파른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세부적으로 만기 6개월 이상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전년대비 7.2%(11조4664억원),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10.1%(41조5358억원) 각각 늘었다.
만기 2년 이상 3년 미만은 2.2%(5512억원) 늘어나는데 그쳤고, 3년 이상의 경우 7.1%(1조2383억원) 증가해 만기 6개월 미만 증가율인 23%에 크게 못 미쳤다.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 속에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증시부진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늘어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만기를 길게 가져가기 보다는 단기 상품을 찾고 있는 것"이라며 "상황을 관망하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만기가 긴 상품과 짧은 상품 간 금리 격차가 줄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들 입장에선 만기가 긴 정기예금에 높은 금리 혜택을 주는 상품 설계가 부담스러워 진 상황이다.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지게 되면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단기 상품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DLF 사태 등으로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점도 영향을 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안전자산 선호로 이전에는 ELS 조기 상환 자금을 ELS나 DLS 등 파생상품에 재투자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이자가 낮더라도 정기예금 상품에 넣어두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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