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공수처 필리버스터 24시간째…"독소 조항" vs "대안 없이 반대"

뉴시스

입력 2019.12.28 22:07

수정 2019.12.28 22:07

김재경·백혜련·윤제옥·정점식·박범계·신보라 발언 바른미래당은 권은희, 정의당 여영국도 단상에 최장 발언 정태옥…송기헌 "당론 없이 반대만" 한국당, 공수처법 독소조항 포함 등 강력 반발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중 전현직 대통령의 사진을 전광판에 띄우며 진행하고 있다. 2019.12.28.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중 전현직 대통령의 사진을 전광판에 띄우며 진행하고 있다. 2019.12.28.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주 김남희 기자 = 28일 여야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놓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2라운드'를 벌인 지 만 하루가 지났다. 앞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약 50시간 동안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인 때보다 비교적 차분하게 찬반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검사 출신인 한국당 김재경 의원은 전날 밤 9시25분부터 첫 주자로 나와 자정을 8분여 넘기고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김 의원은 "반대편을 사찰하고 얼마든지 죽일 수 있는 조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기구"라며 "이 정부의 DNA는 결코 공수처를 순수한 목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도 다 알고 있지 않냐"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공수처 원안에 없던 다른 수사기관의 고위공직자범죄 인지시 공수처 통보 의무와 공수처 검사·수사관의 자격요건 완화 등의 내용이 수정안에 들어간 것을 놓고 '독소조항'이 포함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첫 주자로는 검사 출신인 백혜련 의원이 1시간28분간 발언했다. 이후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의 윤재옥 한국당 의원(2시간3분), 경찰 출신인 표창원 민주당 의원(1시간3분)이 차례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동안 문희상 국회의장과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교대를 하고 있다. 2019.12.28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동안 문희상 국회의장과 주승용 국회부의장이 교대를 하고 있다. 2019.12.28 jc4321@newsis.com

오전 4시45분께 바른미래당 첫 주자로 권은희 의원(1시간7분)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바른미래당은 그동안 공수처의 기소권을 제한하거나 수사권 및 영장청구권만 줄 것을 주장해왔다.

이후 대검찰청 공안부장을 지낸 정점식 한국당 의원(2시간30분)과 판사 출신의 박범계 민주당 의원(1시간2분)이 공방전을 이어갔다.

정의당 첫 주자로는 여영국 의원이 오전 9시28분부터 약 47분간 발언했다. 여 의원은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법안을 발의할 정도로 정의당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는 수사 개시 여부에 대해 다시 회신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에서 지적하는 공수처에 의한 뭉개기 수사는 불가능하다"며 한국당이 지적하는 독소조항에 대해 반박했다.

이후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오전 10시16분께부터 2시간59분간, 오후 1시16분께부터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1시간16분간 토론을 이어갔다. 송 의원의 발언 중 문희상 의장은 사회권을 주승용 부의장에게 넘겼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칙고 동료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9.12.28.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마칙고 동료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9.12.28.kmx1105@newsis.com

오후 2시33분께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정태옥 한국당 의원이 4시간12분으로 최장 기간 발언을 이어갔다. 이후 마이크를 잡은 검사 출신의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1시간26분 동안 발언했다. 그는 앞서 토론한 정 의원의 '권은희 의원 수정안에 동의한다'는 발언에 대해 반박했다.

송 의원은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함께 하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건 한국당이 당론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점"이라며 "공수처를 처음부터 반대한다는 입장만 얘기하고 한국당이 우려하는 피해를 어떻게 수정할 수 있는지 얘기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의하려 하면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고 하고 다음 회의 때는 의원이 바뀌는 행태가 반복됐다"면서 "그래서 마지막 수단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국당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본회의장 내에는 10여명 남짓한 의원들만이 앉아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선거법 필리버스터 당시 의원들 사이에 고성 및 야유가 오갔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는 동안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있다. 2019.12.28.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는 동안 피곤한 듯 눈을 감고 있다. 2019.12.28.kmx1105@newsis.com

이후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오후 8시14분께 발언을 시작했다. 강 의원은 "지난 대선 후보 중 공수처에 찬성한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두 후보인 안철수·유승민 후보가 지금의 공수처 모습을 보고 경악했으리라 믿는다"며 "경찰을 무력화하고 검찰 수사를 검열하고 헌법을 무시한 옥상옥을 두 후보가 찬성했을리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보다 합리적인 안을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 우리 당 내에서도 일부 찬성하는 의원들도 계셨다"며 "왜 이런 안은 도외시되고 마치 군사작전하듯 밀실에서 이뤄지는 괴상한 상황을 국민들이 보고 있어야 하는지 부끄럽고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지난 오후 9시25분께 본회의장에선 강 의원이 여전히 발언 중이다. 공수처법 무제한 토론은 이날 자정께 약 26시간35분의 막을 내린다. 이번 임시국회 회기가 28일까지로 정해지면서 지난 23~25일 선거법을 두고 약 50시간 동안 진행됐던 때보다 시간이 짧아졌다.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3회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12.28.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3회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12.28.jc4321@newsis.com

민주당의 임시회 소집요구서 제출에 따라 다음 임시회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시작된다.
한 번 필리버스터를 걸었던 안건은 다음 회기 때는 자동표결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공수처법은 새로 소집되는 임시회 본회의에서 바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새 임시회에서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이후에도 1~2일짜리 초단기 임시회를 잇달아 여는 '쪼개기' 전략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법안인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유치원3법 등의 패스트트랙 법안을 처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na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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