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文대통령 "국회,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민생법안 조속 처리"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30 16:22

수정 2019.12.30 16:22

-30일 올해 마지막 수보회의서 국회에 '쓴소리'
-"정치 가야 할 길 아직 멀어... 국민 마음 착잡"
-"국민 요구, 검찰 개혁·공정 가치 한단계 높여"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5.13. photo1006@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5.13. photo1006@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우리 정치가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며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임권 후반기를 맞아 정부 정책의 신속한 실행과 성과 도출을 위해서는 입법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여야가 정쟁에 휩싸여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인 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저무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작심한 듯 "20대 국회 내내 정쟁으로 치달았고, 마지막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미 역대 최저의 법안처리율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얻었고,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도입된 국회선진화법까지 무력화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재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몸싸움을 벌이며 의사 진행을 방해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민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신혼부부, 자영업자, 농어민, 사회복지법인 등 취약계층 지원 관련 법안 △기초연금과 장애인 연급 수혜대상 확대 법안 △청년기본법 △소상공인기본법 △벤처투자촉진법 등 일몰법안과 민생·경제 법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아무리 정치적으로 대립하더라도 국회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일마저 방기하며 민생을 희생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제 볼모로 잡은 민생·경제 법안을 놓아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특히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엄중히 여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에 대해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이겨내며 희망의 싹을 틔운 보람 있는 한 해였다"고 되돌아봤다.

특히 "'세상을 바꾸는 힘은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한 한 해였다"며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로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응원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핵심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산업 육성 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강한 경제의 주춧돌을 놓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 개혁과 공정 가치 확립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적지 않은 갈등과 혼란을 겪었지만 국민들의 절절한 요구가 검찰 개혁과 공정의 가치를 한단계 높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개혁의 제도화가 결실을 맺을 마지막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 사회 전반의 불공정을 다시 바라보고 의지를 가다듬는 계기가 되었다"며 사실상 고위공직자수사처 신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당초 이날 국무위원 초청 만찬을 계획했지만 공수처법 표결 등 국회 상황을 고려해 취소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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