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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중국경제의 미래는 2000년의 시간에서 바라봐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30 17:33

수정 2019.12.30 17:33

[fn논단] 중국경제의 미래는 2000년의 시간에서 바라봐야
지금 우리는 중국 경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스스로 반문해볼 시점이다. 관점이 잘못되면 사물은 완전 다르게 보이기에 적확한 관점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다수 사람들의 머릿속엔 아직도 중국은 세계 자본주의 질서와 상관없는 낙후된 공산주의 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사고는 100년의 시간에 갇혀 긴 역사의 흐름을 무시하는 것이다.

지난 2000여년간 중국은 대부분 시간 동안 세계 1위 혹은 2위의 글로벌 경제 패권국가로서 지위를 확고히 해왔다. 로마시대 때도 고가의 실크 수입으로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이 극심했다.
심지어 황제 칙령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실크를 못 입게 하는 정책이 발표될 정도였다. 유럽에서 실크가 본격적으로 생산된 것이 6세기쯤이니 중국의 실크 생산기술은 유럽을 600년 이상 앞서갔던 것이다.

당나라 시절 수도였던 장안(지금의 시안)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던 거대 도시였다.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당나라 수도인 장안으로 모여들어서 마치 오늘날의 뉴욕에 해당했다고 보면 맞다. 송나라 시절 중국은 세계 최초로 지폐를 사용했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지폐가 사용된 것이 17세기 네덜란드에서였으니 이 또한 중국이 서방을 600년 이상 앞서갔던 것이다.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던 연초에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에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00여년간 중국은 대부분 시간 동안 현재 미국이 누리는 경제 패권과 유사한 혹은 더 강력한 패권을 누려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의 본질은 경제 패권 교체기에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미국을 추월해서 세계 1위의 경제 패권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보자. 한국 언론 기사를 보면 중국발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가 가득하다. 하지만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일본보다 훨씬 낮고 미국, 한국과 유사한 수준이다. 외채비중 또한 매우 낮다. 중국의 GDP 성장률이 여전히 6%대로 선진국보다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오히려 중국의 부채감당 능력엔 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민영 데이터플랫폼 중심의 인터넷플러스 정책을 통해 국영기업의 비효율을 도약적으로 혁신하도록 정책적으로 적극 장려하고 있다. 그 결과 알리바바와 텐센트와 같은 데이터플랫폼 기업들은 아마존, 구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숏클립 영상 플랫폼인 틱톡을 만들어낸 바이트댄스 장이밍 회장은 1983년생이고,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는 80조원에 육박하며 개인자산도 20조원에 육박한다. 틱톡은 전 세계적으로 15억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제 중국산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가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중국의 젊은 창업가들이 세계 경제사에 기록될 역사적인 새로운 발명을 창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문해봐야 할 시점이다.
중국 경제를 2000년의 역사 속에서 바라봐야 더 잘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정주용 비전크리에이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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