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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주세요".. 산불로 고통받던 코알라, 도로 내려와 도움 청해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31 10:13

수정 2019.12.31 10:13

[사진=안나 휴슬러 인스타그램]
[사진=안나 휴슬러 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호주 남동부에 최악의 산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목마른 코알라 한마리가 인간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30일(현지시간) 미 CNN은 지난 26일 자전거를 타고 호주 애들레이드로 향하던 안나 휴슬러가 겪은 일을 전했다.

휴슬러는 언덕을 내려오던 중 도로 한복판에 앉아있는 코알라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는 평소 도로에서 코알라를 여러 차례 목격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 만난 코알라의 행동은 조금 달랐다.

휴슬러는 "코알라가 차에 치일 수도 있어 그를 도로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자전거를 세웠다. 그런데 코알라가 빠른 속도로 내게 다가왔다.
목이 너무 말라보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물병을 꺼내 물을 주려고 하는데, 코알라가 자전거로 올라왔다. 코알라가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그들은 사람에 친화적인 동물이 아니다. 보통은 나무 위에 앉아 있다"고 설명했다.

코알라는 휴슬러와 일행의 물병에 들어있던 물을 모두 마신 뒤 안전히 도로 밖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휴슬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코알라의 사진과 영상을 게재하며 "며칠 째 산불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야생동물들이 집을 잃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CNN에 "(산불은) 호주의 비극이다.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고 있다"면서 "이번 일이 (환경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진짜 영웅은 내가 아니라 소방대원들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호주 환경부장관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알라 서식지의 최대 30%가 불에 탔다. 코알라들의 개체 수도 30% 가량 줄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중북부 해안은 코알라의 대표적 서식지로, 산불 발생 이전까지 1만5000~2만8000마리가 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코알라 #호주산불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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