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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약이 무효…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6년 연속 올랐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31 16:14

수정 2019.12.31 16:14

지난해 하반기 들어 본격적 상승
주산연, 올 서울 집값 1.2%↑ 전망
백약이 무효…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6년 연속 올랐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값이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오르며 연간 단위 기준 최장기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지난해 아파트값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 영향으로 상반기 마이너스를 보이다 하반기 본격 상승하며 상승폭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 4분의 1수준(21.46%)에 그쳤다.

12월 31일 KB부동산리브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서울 아파트값은 전년 말 대비 2.91% 상승했다. 2014년 1.09%, 2015년 5.56%, 2016년 4.22%, 2017년 5.28%, 2018년 13.56%에 이어 6년째 상승세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86년 이래 서울에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집값이 연속으로 상승한 적은 있었지만 6년 연속으로 상승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 및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주택공급 부족 우려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시중 내 유통매물이 많지 않은데다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가 서울 집값을 밀어올렸다.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6년 연속 올랐다. 2014년 1.81%, 2015년 5.61%, 2016년 2.89%, 2017년 2.77%, 2018년 6.76%에 이어 올해 0.92% 상승했다. 1999년에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처음으로 6년 연속 상승 기록이다.

금리 인하로 시중에 넘치는 부동자금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도권으로 이동한데다 광역교통망 확충과 조정대상지역 해제의 영향도 맞물려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은 강북에서 2.21%, 강남에서 3.52% 올랐다. 2014년 이후 6년간 강북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앞지른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 상반기까지 마이너스 상승률을 보이다가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의 경우 올해 1월 -0.01%, 2월 -0.09%, 3월 -0.17%, 4월 -0.14%, 5월 -0.06%, 6월 -0.08%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7월부터 0.37%, 8월 0.40%, 9월 0.45%, 10월 0.58%, 11월 0.56%, 12월 1.07%로 상승세를 키워갔다.

수도권 역시 1월 -0.01%, 2월 -0.06%, -0.13%, 4월 -0.15%, 5월 -0.10%, 6월 -0.11%로 하락하다 7월 0.07%, 8월 0.14%, 9월 0.16%, 10월 0.24%, 11월 0.27%, 12월 0.61%로 점점 상승폭이 확대됐다.

불붙은 집값 상승세에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 규제책인 '12·16대책'을 발표해 매수심리가 위축됐지만 내년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유지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19년 부동산 시장은 서울, 신축, 고가, 분양 등 4가지 축이 주도했다"며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 발표와 중개업소 단속 강화 등이 있었지만 시중에 매물이 잘 나오지 않으면서 집값 상승세가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함 랩장은 "12·16대책 여파로 2020년 1·4분기에 부동산 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가격 숨고르기'가 이어지겠지만 시중에 나오는 매물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 전체적으로는 강보합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정부가 부동산 시장이 다시 상승조짐을 보일 경우 추가규제를 예고했기 때문에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20년 주택시장 전망'에서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내년 서울 아파트값이 1.2%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수요가 꾸준한데다 공급부족 심리·학군수요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수도권은 이보다 낮은 0.8%의 상승세를 점쳤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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