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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이 말한 '2019년 가장 가슴 아픈 죽음'…故 윤한덕 센터장

뉴스1

입력 2020.01.01 14:59

수정 2020.01.01 14:59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에서 2019년 한해를 빛낸 7명의 의인(義人)들과 함께 해맞이 산행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1/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에서 2019년 한해를 빛낸 7명의 의인(義人)들과 함께 해맞이 산행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1/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이제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것도 신경썼으면 한다. 아무리 급해도 화재현장에 대한 파악을 먼저 해야 아까운 목숨을 잃지 않는다"며 소방관들의 안전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2019년을 빛낸 의인(義人)들과 함께 서울 아차산에서 해맞이 산행을 한 뒤, 청와대 관저에서 떡국 조찬을 가진 가운데 의인 자격으로 참석한 이단비 양산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소방사(29)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 소방사가 문 대통령의 지난해 12월10일 '독도헬기 사고 영결식' 참석을 언급하며 "현직 대통령의 (순직 소방공무원 영결식) 참석은 처음이었다.
그 모습은 '우리 동료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하자, 이렇게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또 "순직 소방관보다 트라우마로 인한 소방관의 자살 숫자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소방관들이 구조활동에서 겪는 일은 심리적으로도 견디기 힘든 일"이라며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소방복합치유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2016년 울산 태풍 때 인력 부족으로 구급대원이 구조현장에 뛰어들며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고(故) 강기봉 소방사의 빈소에 갔던 일을 언급한 뒤 "그때 그 일이 제가 소방관 공약을 강조하게 된 연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소방사는 "대통령께서 2017년 소방공무원 증원을 실시하면서 1년에 한 번 실시하던 채용이 그해에는 두 번 있었다. 그 하반기 시험 때 제가 뽑혔다"고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의인 임지현(에이톤·가수)씨에게는 문화예술인으로서 갖는 애로사항을 들었다.

임씨가 데뷔 초창기의 경제적 고충을 전하자, 문 대통령은 "문화예술계의 양극화 문제는 어려운 과제다. 소득이 일정하면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실직시에는 실업급여를 받는 등 고용안전망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예술인들은 쉽지 않다"며 "예술인복지법으로 넓히긴 했지만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 참모진을 향해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촬영 스태프들과 52시간 표준 근로계약을 맺은 점을 언급하며 이런 일이 앞으로 일반화될 수 있도록 더욱 촘촘한 제도 개선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아들 윤형찬씨(23)를 향해선 "(윤 센터장의 죽음은) 그해 가장 가슴 아픈 죽음이었다"며 "윤 센터장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돼 다행이다. 유공자 지정을 한다고 해서 유족들의 슬픔이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국가로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위로했다.

응급환자 전용헬기(닥터헬기) 도입 등을 주도하는 등 응급의료 업무를 헌신적으로 맡아오던 윤 센터장은 지난해 설 전날이던 2월 4일 병원 집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문 대통령은 응급의료센터에 지원하는 의사, 간호사들이 부족해 업무에 과부하가 생기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의사, 간호사들이 응급의료센터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여러 보완장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 문 대통령은 화재 속에서 학생들을 구한 안동강남초등학교 교사 이주영씨(29)를 향해선 "연기를 마셔 후유증은 없냐"며 걱정하기도 했다. 이씨는 "다행히 저도, 학생들도 후유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휴가 중 계곡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한 해양경찰 신준상 경사(41)를 향해선 늘 국민 안전에 최선을 다해줘 고맙다고 감사인사를 전하며 "사람을 구한 것도 대단한데 신분을 알리지 않고 있다가 신 경사의 모습을 TV에서 본 목격자가 '칭찬해달라'는 글을 올리며 세상에 알려졌다. 그 숨은 미담에 국민들이 한 번 더 감동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과 산행 및 조찬을 함께한 의인들은 총 7명으로, 자영업자 박기천씨(43)와 대학생 최세환씨(24)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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