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유료방송시장 성공의 답은 콘텐츠에 있다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6 17:06

수정 2020.01.06 19:41

[기자수첩] 유료방송시장 성공의 답은 콘텐츠에 있다
올해 유료방송시장은 재편의 물결 속에 시작됐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했고,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야흐로 통신사 주도의 유료방송시장이 완성되는 셈이다.

KT의 경쟁사 대응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경쟁사들이 덩치를 키우면서 위협해 오는 상황이 KT 계열 입장에서는 반가울 리 없다. 따라서 KT가 관심을 두고 있던 딜라이브 인수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금 나오고 있다.


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가지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다. 통신시장과 유료방송시장은 접근방식에 차이를 둬야 한다는 점이다. 과거 통신시장에서 가입자를 유치하는 핵심은 불법보조금이었다. 고객들은 불법임을 알면서도 보조금을 많이 지원하는 통신사로 옮겨다녔다. 이 때문에 통신사들은 가입자 유치를 위해 불법보조금을 시장에 뿌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유료방송시장은 어떨까. 한때 유료방송시장도 통신서비스와 초고속인터넷 등을 묶어 결합상품 위주로 경쟁을 벌였다. 여기에도 불법보조금이 동원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를 바탕으로 통신사들은 인터넷TV(IPTV) 가입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료방송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공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료방송시장에서 성공의 방정식이 바뀌고 있다. 바로 콘텐츠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는 오로지 콘텐츠 힘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CJ ENM과 JTBC가 꾸준한 콘텐츠 투자의 결실을 이제야 보고 있다. 넷플릭스가 스튜디오드래곤과 JTBC에 주목한 것도 오로지 콘텐츠의 힘이다.

통신사들이 생각을 바꿔야 하는 지점이다. 조 단위의 돈을 들여 덩치를 키우더라도 유료방송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에 공을 들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통신사들이 유료방송시장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하면서 콘텐츠 투자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향후 몇 년간 얼마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긴 했다. 그 금액이 양질의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통신과 방송 산업은 근본부터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syj@fnnews.com 서영준 정보미디어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