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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최대 위험요인은 美-이란 충돌… 美 대선도 후유증 남길 것"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7 17:30

수정 2020.01.07 17:30

유라시아그룹, 리스크 보고서
美-이란 전면전 가지는 않을 것
美 대선 불법 시비 휘말릴 수도
美-中 인터넷망 분리 가능성도
美 경계 태세 강화 중무장을 갖춘 미국 뉴욕시 경찰들이 6일(현지시간) 관광 명소인 타임스퀘어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미 정부는 이달 이란 장성 제거 이후 이란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나라 안팎에서 경계 태세를 크게 강화했다. 신화 뉴시스
美 경계 태세 강화 중무장을 갖춘 미국 뉴욕시 경찰들이 6일(현지시간) 관광 명소인 타임스퀘어 인근을 순찰하고 있다. 미 정부는 이달 이란 장성 제거 이후 이란의 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나라 안팎에서 경계 태세를 크게 강화했다. 신화 뉴시스
올해 최대 위험요인은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양측이 전면전으로는 치닫지 않겠지만 소규모의 극한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 대통령 선거는 미·이란 갈등을 제외하면 최대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NBC는 6일(현지시간) 리스크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 이란·북한과 전쟁은 없겠지만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 그룹 사장과 클리프 쿠프찬 회장은 보고서에서 올해 최대 위험요인이 미국과 이란간 충돌이라며 이를 '치명적 갈등'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란의 보복 다짐이 과대포장됐을 수 있다면서 이란은 호언장담하는 것만큼의 보복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이)나 이란 모두 전면전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라크내에서 이란과 미군간 사상자가 나는 소규모 충돌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보고서는 또 다른 가능성으로 걸프해역에서 이란이 유조선 항해를 방해할 가능성, 미국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지적했고, 아울러 이란이 지원하는 중동지역 세력들을 동원한 미 시민·동맹들에 대한 공격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라시아그룹은 그러나 이란을 비롯해 북한, 베네수엘라, 시리아 등 이른바 '신 악의축'과 관련한 언론들의 극단적인 전망은 기우에 그칠 것이라고 낙관했다. 브레머 등은 악의축과 전쟁 가능성이 현실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붉은 청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기사 헤드라인에도 불구하고 이란, 북한, 베네수엘라, 시리아 등 신 악의축이 2020년에 폭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란은 이 가운데 최대 위협이지만 트럼프나 테헤란 누구도 전면전은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미 대선 후유증 심각할 것

유라시아 그룹은 미·이란 갈등을 제외하면 올해 최대 위험요인이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라고 지적했다. 브레머와 쿠프찬은 "올해 미 제도와 기구들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도전받게 될 것"이라면서 올해 치러지는 대선이 불법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고, 대선 이후에도 대규모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에따른 권력 공백으로 인해 외교정책 또한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들은 마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과정에서 영국과 EU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것과 빗대 이를 '미국판 브렉시트'라고 칭했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승리하건 못하건 관계없이 미국판 브렉시트가 빚어져 극도의 혼란이 미국을 강타하게 될 것이라면서 수개월간의 법정 소송과 정치적 진공상태를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트럼프가 승리하거나, 패배하거나)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수개월 간의 소송과 정치적 진공이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2000년 (조지 W) 부시(전대통령)와 (앨)고어(전부통령)간 대선 당시와 달리 패자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서도 이를 적법한 것으로 인정하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2000년 대선에서는 대선이 끝난 뒤 수개월간 플로리다주 등 경합주에서 모호한 투표용지, 이른바 나비투표용지를 둘러싼 논란으로 재검표에 재검표를 거치는 혼란이 빚어졌지만 고어가 법정투쟁을 고수하는 대신 패배를 승복해 대선혼란을 매듭지은 바 있다. 올 대선에서는 누구도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법원 결정에도 이의를 제기할 것이어서 대선 뒤에도 권력공백과 이에따른 외교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 미중 상시 갈등, 경제충격

유라시아그룹은 또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이 '1단계 합의'를 통해 일단 봉합된다 해도 앞으로 수시로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 주된 배경으로 꼽힌 것이 미국과 중국간 기술부문 결별(디커플링)이었다. 반도체, 클라우드, 5세대이동통신(5G) 등 이미 핵심 분야에서 양국간 디커플링이 현실이 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에는 이같은 분화가 더 광범위한 경제분야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라시아그룹은 이같은 분화의 끝에는 '인터넷분화(스플린터넷)'가 자리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주도하는 인터넷망과 미국 주도의 인터넷망 2개로 인터넷이 분리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이같은 기술 결별은 미국과 중국간 정치적 충돌 가능성도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양측은 이같은 갈등에서 경제제재, 수출통제, 수입금지(보이콧) 등 경제적 도구들을 계속해서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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