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EU 집행위원장 "올해 영국과 무역 협상 마무리 불가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09 13:55

수정 2020.01.09 13:55

영국 런던의 총리관저에서 8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뉴스1
영국 런던의 총리관저에서 8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영국을 찾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올해 안에 영국과 무역 협상을 끝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달 말에 EU를 탈퇴하고 올해 안에 새 무역 협정을 맺는다는 영국 정부의 일정이 너무 빠듯하기 때문인데 영국은 여전히 문제가 없다며 기존 일정을 바꾸지 않겠다고 고집했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모교인 런던정경대(LSE)에서 영국과 올해 연말까지 포괄적인 무역협정을 맺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영국과 진정으로 야심찬 협상을 할 준비가 됐지만 사실 우리 관계는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며 이전처럼 가깝지도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냐하면 모든 선택에는 결과가 따르고 모든 결정에는 균형이 맞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향후 협정에서 "관세와 할당량, 덤핑이 없는 관계"를 지향하겠지만 "이동의 자유가 없으면 자본과 서비스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역내 인력·상품·서비스·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EU 규정에서 벗어나 밀려드는 이민자들을 막을 수 있게 되지만 동시에 EU 단일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잃는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양자간 차이가 늘어날수록 협력 관계도 멀어질 것"이라며 이행 기간 연장이 없다면 "2020년 안에 새 협력 관계의 모든 사항을 합의하길 바랄 수는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간이 매우, 매우 빠듯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조기총선에서 압도적인 과반을 차지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공약대로 이달 31일에 EU를 탈퇴하고 올해 말까지 브렉시트 이행 기간을 종료한 뒤 EU와 결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행 기간을 더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날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과 첫 회동에서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존슨 총리는 뿐만 아니라 앞으로 EU와 미래 관계를 설정할 때 EU 규정 준수나 유럽사법재판소(ECJ)의 관할권 존중 같은 내용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아울러 그는 EU와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과 비슷한 형태의 협정을 맺길 원했다.
같은날 영국 총리실은 동시에 미래 협상에서 "모든 것이 합의되어야만 합의를 한다"는 원칙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부분적인 무역 합의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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