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수상실적에 아들 이름 끼워넣기…‘갑질’ 교수 징역형

재판부 “교수 지위 남용…창의적 능력 왜곡·공모전 공정성 훼손” 

제주대 학생들이 상습적인 폭언·부당지시 등 A교수의 갑질 의혹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제자들을 상대로 수년간 갑질을 일삼다 파면된 대학 교수가 제자들의 공모작 수상작에 자신의 아들 이름을 수상자 명단에 끼워 넣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최석문 부장판사는 1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제주대 교수 A(62)씨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대학교수였던 2016년 12월 미국의 한 디자인 공모전에 제자들의 작품이 브론즈 어워드를 수상하자, 이듬해 1월 자신의 아들을 출품자 명단에 끼워 넣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아왔다.

또 2017년 1월까지 진행된 학생들의 국제 디자인 공모전 수상 과정에서 작품 과정에 참여하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실이 없는 자신의 아들 이름을 공모전 수상자 명단에 넣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조사과정에서 아들이 공모전 과정에 참여하거나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학생들을 지도해 국내외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은 199건에 달한다. A교수는 재판과정에서 아들이 수상자로 등재된 사례는 한 번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2011년부터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에 아들의 이름을 다수 등재하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A씨는 또 지난 2016년 제주시 아라동에 개인주택을 건축하면서 제자들에게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을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인테리어 작업 지시가 2012년부터 4년에 걸쳐 이뤄져 왔고 학생들이 정규 교과 수업에 지장을 받았던 점 등에 비춰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교수의 지위를 남용해 제자가 수상한 작품에 아무런 기여가 없는 자녀들도 공동수상자로 등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청년들의 창의적 능력을 왜곡시키고 사회 일반의 공정성을 저해했지만 잘못을 인식 못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