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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정세균 총리 협치 빈말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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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4일 이낙연 총리에 이어 문재인정부 두 번째 총리로 취임했다. 13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은 뒤였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국회의장 출신 총리 후보로서 통과의례는 순탄치만은 않았다. 야당 측이 '삼권분립 원칙 훼손'이라고 거세게 반발, 인사청문회 심사경과보고서도 채택하지 못했다. 정 총리가 범여권이 민심과 멀어지지 않도록 '책임총리'로서 국정에 임해야 할 이유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정 총리가 짊어진 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국정의 복합 위기를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고 있어서다. 청장년 일자리는 졸아들고 있는데 기업들은 규제가 적은 해외로 떠나려 하고 있다. 한·미·일 경제·안보 공조가 예전 같지 않은 판이다. 그런데도 중국은 사드 보복을 풀고 있지 않고 있고, 북한도 비핵화 협상을 외면하며 어깃장이다. 이런 마당에 우리 내부갈등마저 확산된다면 보통 큰일이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정 총리가 인준 과정에서 "정부와 의회 간 '협치'를 이루겠다"고 다짐한 대목이 주목된다. 문 대통령도 14일 신년회견에서 "총선이 지나고 야당 인사 중에서도 내각에 함께할 수 있는 분이 있다면 함께하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다만 협치는 야당 출신 장관 한두 명으로 구색을 갖추는 것보다 정 총리의 말처럼 "진정한 소통"으로만 가능한 과제일 것이다. 정 총리가 '의전총리'에 머무를 게 아니라 혹여 독주할지도 모를 청와대에도 직언을 아끼지 말아야 할 이유다.

정 총리는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데다 산업자원부 장관과 당정책위의장을 지낸 경제통이라 국민의 기대도 클 법하다.
그가 청문회에서 "규제혁신으로 기업 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고,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양극화 해소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이 빈말로 그쳐서는 안 될 게다. 그러려면 소득주도 성장이니, 포용적 성장이니 하는 탁상공론보다 국민과 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신임 총리가 내각의 정책 집행을 실질적으로 통할하면서 그 성과를 토대로 훗날 '성공한 책임총리'로 기록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