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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아야톨라 하메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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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살아있는 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름 앞에 붙은 '아야톨라'가 이미 그의 위치를 말해준다. '알라의 증거'라는 뜻으로, 시아파에서 최고 성직자에게 수여하는 칭호다. 학식과 인품이 뛰어나 마땅히 추종할 만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이란 의미가 포함돼 있다.

이란은 전제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다시 입법·사법·행정 삼권분립이 확립된 민주정으로 바뀌었지만 내부는 여전히 철저한 신정체제다. 그 핵심에 이 아야톨라가 있다. 정부가 통과시킨 어떤 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의 승인 없인 대통령도, 군 사령관도 될 수 없다. 한번 아야톨라가 되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다.

올해 81세인 하메네이는 이 신격화된 지위를 31년째 누리고 있다. 1989년 사망한 호메이니의 뒤를 이어 아야톨라로 등극한 후 이란의 모든 권력이 그에게서 나왔다. 그 세월 속에 인권유린에 대한 고발 증언도 숱하게 나왔다. 서방에선 물러나야 할 지도자로 북한 김정은과 빼놓지 않고 그의 이름을 올렸다. 수차례 '세계 최악의 독재자'로 선정된 건 물론이다.

그렇다보니 호메니이가 차라리 낫다는 평도 있다. 엄격했지만 청렴한 지도자였다는 측면에서다. 부패한 팔레비 왕조를 타도한 영웅으로, 국부의 권위도 있었다. 그에 비하면 하메네이는 탐욕의 화신으로 비판받는다. 그는 100조원대(950억달러) 거대 기업을 20년 넘게 비밀리에 운영하며 여기서 나온 자금으로 권력을 유지해왔다는 폭로도 나왔다. 이 기업의 자금규모는 한 해 이란 석유수출액의 40%에 해당한다.

이런 하메네이 독재의 끝이 보이게 될까. 미군 공습으로 살해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에 대한 보복 과정에서 빚어진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참사가 그 불을 지폈다.
격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한 정부를 향해 시민들은 이제 "독재자 하메네이 타도"를 외치고 있다. 이례적인 구호다. 11일(현지시간)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지금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