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해외사업 좌절 겪는 홈쇼핑업계… "법인 철수 등 구조조정"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4 17:57

수정 2020.01.14 17:57

모바일로 변한 유통환경에 무릎
오쇼핑, 베트남사업 정리 논의
호주 진출 현대도 위기설 홍역
롯데·GS, 적자 기록하며 고전
확장보다 내실다지기로 전략 수정
해외사업 좌절 겪는 홈쇼핑업계… "법인 철수 등 구조조정"
홈쇼핑업체들이 적자를 내는 해외사업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무리한 해외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해외 현지의 높은 규제장벽뿐만 아니라 모바일로 급속하게 변한 유통환경이 구조조정의 주된 요인이다.

14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 CJ ENM 오쇼핑, 현대홈쇼핑, GS홈쇼핑 등 주요 국내 홈쇼핑 채널들이 잇단 해외사업 부진에서 탈출구를 찾고 있다.

CJ ENM 오쇼핑은 베트남 사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쇼핑은 지난 2011년 베트남 SCTV와 50대 50 지분을 나눠갖는 합작법인 형태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는데 보유지분 전량을 SCTV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장 중에서 인구증가, 높은 경제성장률 등으로 국내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해외시장이지만 홈쇼핑업계의 경우 성공사례가 드물다.

오쇼핑도 개국 후 매출액이 200억~400억원대에 그쳤고, 그나마 2018년에는 3억원의 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오쇼핑은 2017년부터 중국 광저우법인 남방CJ, 일본 CJ프라임쇼핑, 터키 CJ메디아사, 인도 샵CJ 등 해외 현지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현지법인은 중국 상하이와 톈진 등 2곳, 필리핀·말레이시아 정도다.

오쇼핑은 이 같은 해외시장 철수를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결과라고 강조했다. 오쇼핑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중"이라며 "수익성·성장성 높은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시작한 호주 사업의 위기설로 최근 홍역을 치렀다. 2019년 8월 호주에서 '오픈샵'을 개국한 현대홈쇼핑은 4개월 만에 120억원 정도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 초기인 데다 매주 20%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철수설'은 이르다고 현대홈쇼핑은 선을 그었다.

현대홈쇼핑의 해외시장 성적표도 좋지 않은데, 중국에서 2016년 철수했고 태국과 베트남 사업도 지난해 50억원대 적자를 봤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남아 있는 해외사업이 많지 않다. 지난 2010년 중국시장에 진입했지만 중국 정부의 강한 규제드라이브와 손실로 손을 들었다. 베트남 사업도 부진을 거듭하다 7년 만인 2018년 철수 완료했다. 롯데홈쇼핑은 현재 업계에서 예외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대만과 미디어커머스로 플랫폼을 확장해 들어가는 인도네시아에 기대를 걸고 있다.

GS홈쇼핑도 고전 중이다. 2009년 인도를 시작으로 태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러시아에 진출한 GS홈쇼핑은 대부분의 법인에서 적자를 기록 중인데, 2017년 터키와 합작사업을 중단했고, 지난해 러시아 현지 홈쇼핑은 파산했다.
그나마 베트남의 경우 최근 적자폭이 크게 줄면서 8년 만에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의 경우 모바일로 넘어가는 속도가 빠르다.
국내 시장에서 TV홈쇼핑이 누렸던 전성기가 동남아에선 거의 없었다"며 "한때 유행처럼 해외로 나갔지만, 급속한 유통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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