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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에서 농협중앙회장 탄생할 까…합천 출신 두 후보 출사표

뉴스1

입력 2020.01.21 15:48

수정 2020.01.21 15:49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경남 합천 출신의 두 후보.© 뉴스1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한 경남 합천 출신의 두 후보.© 뉴스1


(경남=뉴스1) 이우홍 기자 = 전국 250만 농민대표인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열흘을 앞둔 가운데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조합장과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조합장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유남영 전북 정읍조합장과 문병완 전남 보성조합장, 그리고 최덕규 전 경남 합천 가야조합장 등이 추격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번 선거전이 후보 난립속에 이같은 양상으로 전개됨에 따라 1차 투표에서 승자를 가리기가 어려워 보인다. 경남 출신 두 후보의 단일화를 비롯한 후보 간 합종연횡 여부에 따라 최종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24대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오는 31일 치러질 예정이다.

임기 4년에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권한은 막강하다.
30여개에 달하는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 감사권을 가지고 경영전반에 권한을 행사한다. ‘농민 대통령’으로 까지 불리는 이유다.

지난 17일 최종 마감결과, 앞서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던 13명 가운데 10명이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의 정식 후보로 등록했다.

이들 후보는 Δ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조합장 Δ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조합장 Δ문병완 전남 보성조합장 Δ여원구 경기 양평 양서조합장 Δ유남영 전북 정읍조합장 Δ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조합장 Δ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조합장 Δ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 지점장 Δ천호진 전국농협경매발전연구회 고문 Δ최덕규 전 경남 합천 가야조합장 등이다. (이상 가나다순)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농협조합장 1118명 중 대의원 292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당선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위 ·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에서 당선자를 결정한다.

이번 선거는 예비후보자 제도가 처음 도입된 여파로 역대 선거에 비해 2배 이상의 후보가 난립하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지난해 12월 19일 예비후보자 등록 개시 이후 선거전이 종반에 접어든 현재까지 ‘깜깜이 선거’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농협 안팎의 분석을 종합하면 강호동(56) 경남 합천 율곡조합장과 이성희(69) 전 경기 성남 낙생조합장 등이 선두그룹이라는 평가다.

당초 유력 후보로 꼽히던 유남영(64) 전북 정읍조합장과 최근 강성채(69) 순천조합장과의 협상을 통해 전남 후보 단일화를 이룬 문병완(62) 보성조합장도 만만찮은 세를 지녔다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직전 23대 선거에서 당선됐던 김병원(67) 전 농협중앙회장(전남 나주 남평조합장 출신)과 같은 호남 연고라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최덕규(69) 전 경남 합천 가야조합장은 7선 조합장 경력으로 이번에 네 번째로 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뒷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4년전 치러진 23대 선거의 1차투표에서 이성희· 김병원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김병원 후보를 지원해 당선시켰다. 이와 관련된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최근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판결 전까지 출마는 가능하지만, 벌금이 확정될 경우에 대한 지지자들의 불안을 달래야 하는 게 부담이다.

2강 후보 가운데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조합장은 앞선 23대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는 1위를 했다. 그러나 과반수 득표에 실패하는 바람에 결선투표에서 최덕규 전 조합장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병원 당시 전남 나주 남평조합장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 저력이 이번 선거에서 2강 후보로 꼽히는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역대 선거에서 3선 이상의 조합장들이 대의원의 절대 다수를 차지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권을 쥔 대의원들의 70%가 초·재선 조합장들이다. 대의원들의 평균 연령도 50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후보가 난립된 이번 선거전은 종전의 지역구도 보다 인물 대결로 흐른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런 흐름은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조합장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강 조합장은 후보 중에서 나이도 가장 젊고 리더십도 강하다. 특히 합병권고 대상이던 율곡농협을 맡아 4선 임기동안 3차례나 전국 최우수농협으로 탈바꿈시킨 경영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을 보유한 영남 출신이라는 점도 2강 후보를 뒷받침하는 현실적 배경이다.

전국 대의원 조합장은 영남권(31%), 호남권(22%), 충청권(19%), 서울 · 인천 · 경기권(18%), 강원권(8%), 제주권(2%)의 분포다.

반면에 대구·경북 출신 후보 부재속에서 같은 합천 출신인 최덕규 전 조합장과 경남후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영남권 단일 후보의 명분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두 후보는 최근에 단일화를 위한 접촉을 가졌으나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각자 완주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후보들간의 짝짓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경남후보 단일화도 재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설령 1차 투표까지 각자도생하더라도 한 후보가 2위권에 진입할 경우 다른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손을 들어 줘, 경남출신 농협중앙회장 배출 기대에 부응할 것으로 경남 농협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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