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성균관장 "우리 종로에 오신다고요"…이낙연 "여러 지도 부탁"(종합)

뉴스1

입력 2020.01.21 16:24

수정 2020.01.21 16:24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을 찾아 격식을 갖추어 옷을 차려입은 뒤 봉심례를 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에 복귀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을 찾아 격식을 갖추어 옷을 차려입은 뒤 봉심례를 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21일 7대 종단 지도자 예방에 나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오는 4월 총선에서의 종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진땀을 뺐다. 이 전 총리는 그간 제21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해 "대체로 그런 흐름에 놓여 있다"면서도 "결정은 당의 몫"이라며 확답은 하지 않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을 찾아 유교 성현의 위패를 모신 대선전을 알현하는 의식인 '봉심'을 거행한 뒤, 김영근 성균관장과 면담을 나눴다.

이 전 총리는 대화 시작부터 김 관장으로부터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한 '돌직구' 질문을 받았다.

김 관장은 이 전 총리가 "(성균관에) 자주 와야 하는데 (자주 오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하자 "앞으로 자주 오면 된다. 저희들이 알기에는 우리 지역(종로)에 오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김 관장의 질문에 잠깐 당황한 이 전 총리는 "정해진 건 아니다"면서도 "거소도 옮기게 돼 있다"며 종로 이사 계획을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아파트에 전세를 얻은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조만간 이곳으로 이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김 관장이 거듭 '많은 기대를 하겠다'고 말하자 "여러가지 지도를 해 달라"면서 "할일이 참 많다"고 답했다. 이에 김 관장은 "성균관이 유림의 참모습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이 전 총리께서 이 지역에 오셔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에 앞서 성균관 대성전에서 '봉심'을 거행한 직후에는, 한 지지자로부터 '종로에 출마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이 전 총리의 이날 방문지가 종로에 집중된 것도 관심을 모았다. 이 전 총리는 성균관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한국기독교회관과 천도교 중앙대교당이 있는 수운회관을 잇따라 찾았다.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있다.

이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이날 행보가 종로에 집중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런 식이면) 총리로 근무한 사무실도 종로에 있으니 문제가 되느냐"면서 "내일은 원불교 본부를 가는데 서울 동작구에 있고 천주교 의장님은 광주에 계신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명의로 조계종 등 불교계에 육포를 보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첫 외부 일정으로 종교계를 찾는다'는 질문에는 "방문 일정은 급격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방문 계획을 추진한 것은 어제 그 사건을 알기 전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7대 종단 지도자들과 예방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선 "종교 지도자들께 총리 취임 직후 취임 인사를 드렸고 재임 중에도 여러 차례 모셔서 정부 시책 협력의 말씀을 드렸다"면서 "총리직에서 떠난 뒤, 퇴임 인사를 못했기 때문에 온 것이 크다"고 답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진보 성향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인 이홍정 목사를 만난 자리에선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큰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정치 리더십의 책임은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이는데, 훨씬 더 묵직한 마음으로 각각의 문제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 목사가 '총리로 일할 때보다 4월 총선을 앞둔 정치일선에 나서게 되면 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마음의 각오가 새롭겠다'고 묻자 "각오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정부보다는 찬바람에 더 많이 노출될 듯하다"고 답했다.

이 전 총리는 또 "정치, 행정, 종교 등 모든 분야들이 국민을 갈라놓기보다는 모으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면서 "저희도 앞으로 그런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국민들과 옳은 쪽으로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선 "남북과 북미관계가 꼭 선후관계가 아니라 선순환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에 가서 원칙적 합의를 본 것으로 알고 있고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천도교 신암 송범두 교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3·1 독립운동도 천도교를 빼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면서 "손병희 선생께서 33인 민족지도자 맨 위에 서명을 올리시고, 33인 중에서 천도교가 가장 숫자가 많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종교가 천도교이기 때문에, 남북한 천도교 간의 역할이 있을 것 같다. 이것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할 수 없는 일도 종교는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정부를 떠나게 됐지만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니,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수운회관 방명록에 '사회통합과 국민행복증진에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전 총리는 설 연휴까지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과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대표,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과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등 7대 종단 지도자들과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22일에는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진행되는 '제21대 총선 입후보자 전·현직 국회의원 교육연수'에 참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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