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글로벌 車판매 4% 감소… 2017년 고점 찍고 하락세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1 18:09

수정 2020.01.21 18:09

선진국은 이미 성숙단계
중국·인도마저 수요 급감
자동차 업계 M&A로 대처
글로벌 車판매 4% 감소… 2017년 고점 찍고 하락세
전세계 자동차 판매가 4% 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성숙단계에 들어가 수요증가가 크게 없는데다 최근 자동차 수요확대를 이끌었던 중국, 인도 시장 전망 역시 밝지 않아 자동차 업체들의 고통은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CNN비즈니스는 20일(현지시간)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LMC 오토모티브 자료를 인용해 자동차 산업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LMC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주요시장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903만대로 2018년 944만대에 비해 4% 넘게 줄었다. 2017년 9520만대로 사상 최고를 찍은 뒤 해마다 자동차 판매대수가 줄고 있다. 자동차 판매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곳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 된 중국이다.
급격한 성장 둔화 속에 자동차 수요가 급감했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대수는 2018년에 비해 230만대가 줄었다.

중국에 이어 세계 자동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도 역시 지난해 경제성장 둔화와 대출 축소 속에 부진을 겪었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도 시장에 투자했지만 호주머니 사정이 악화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폭스바겐의 디젤 스캔들 여진이 소비자들을 움츠러들게 했고, 자동차 업체들은 투자계획 재검토와 감원에 나섰다.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는 가운데 매출 부진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고점'을 이미 찍었다면서 인정사정없는 전세계 수요 감소세가 시작됐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자동차 시장 침체는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7%, 재화 수출의 8%를 차지하고 있다. 또 자동차 업계는 두번째로 큰 철강·알루미늄 소비자다.

기후위기에 따른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내연기관에서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수소자동차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도 변수다. 전기차 등은 아직은 생산비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훨씬 높은 반면 부품수가 적어 조립 인력이 적게 들고, 부품공급 업체 수도 적다. 일자리와 연관산업 감소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 시장 침체는 다른 한편으로 업체들의 합병이나 협력을 부추기고 있다. 덩치를 키워 비용을 줄이고, 경쟁에서 좀 더 앞서 가려는 자구책이다.

이탈리아와 미국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가 프랑스 푸조 지주사인 PSA 그룹과 합병을 추진 중이고, 독일 폭스바겐은 미국 포드와 전기차 공동 개발팀을 꾸렸다.

폭스바겐 경쟁사인 벤츠를 만드는 독일 다임러와 BMW는 차량공유·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서 서로 협력하고 있다.

LMC는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0.5% 줄어들어 9000만대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인도 등 떠오르는 신흥시장의 판매 부진이 어두운 전망의 근거다. LMC 글로벌 판매예측 담당 이사 조너선 포스키트는 여기에 더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도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키트는 2017년의 사상최고치 기록은 앞으로 수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도시의 교통체증, 대기오염 등으로 잠재적 수요자들이 자동차 공유·대중교통으로 갈아탈 수 있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